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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감정의 과잉

등록 2012-06-28 19:32

김양희의 맛있는 야구
‘쌍둥이’가 흔들린다. 엘지(LG) 마운드의 기둥이자 팀 마무리 봉중근이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고 오른손 골절을 당한 뒤부터다. 봉중근은 더그아웃의 소화전을 손으로 가격했다. 김기태 엘지 감독의 말마따나 프로 선수로써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

기아(KIA) 에이스 윤석민은 2년 전 불펜 투수가 자신의 승리를 날리자 문학구장 라커문을 주먹으로 가격해 손가락 골절상을 당했다. 지금은 퇴출된 외국인 선수 아킬리노 로페즈도 기아 시절 화가 나면 라커룸의 의자나 쓰레기통을 내던졌다. 지난달에는 한화 투수 송신영이 퇴장 명령을 당한 뒤 더그아웃 앞에서 글러브를 땅바닥으로 내팽개치는 모습이 그대로 카메라에 담겼다.

선수들의 분노 조절 장치가 고장난 듯하다. ‘승부욕’으로 포장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열정과 감정 과잉 사이에서 길을 잃었다. 테니스 경기에서도 종종 선수들의 지나친 승부욕을 목격한다. 남자 테니스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도 ‘숙적’ 라파엘 나달(스페인)과의 프랑스오픈 결승전 때 샷이 안 풀리자 라켓으로 의자를 마구 두들겨서 망가뜨렸다. 하지만 테니스는 개인 스포츠이고, 야구는 팀 스포츠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에스케이(SK) 감독 시절 글러브를 바닥에 내던지는 행동을 한 카도쿠라 켄에게 2군행을 지시했었다. 엘지 감독 시절에는 경기 중 글러브를 내던진 선수에게 300만원의 벌금을 물리기도 했다.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팀 전체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이유에서였다. 김성근 감독은 “만약 1군 엔트리에 든 26명 선수가 실수를 했다고 똑같이 개인 감정대로 행동하면 팀이 어떻게 되겠는가. 프로답지 못하게 스스로 절제하지 못한 모습이 아쉽다”고 했다.

이기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나 다 있다.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실망과 채찍질을 굳이 바깥으로 표출할 필요가 있는가는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안 그래도 요즘 사회는 감정의 과잉 시대다. 냉철해야 될 스포츠마저 감정 과잉, 열정 과잉이 되는 것 같다. 억울하고 분한 일이 있어도 경기 안에서, 야구 안에서 풀어야 하지 않을까.

김양희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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