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29)
장원삼, 베이커 이후 14년만에
“지난해 익힌 체인지업 효과”
나이트와 막판 다승왕 경쟁
“지난해 익힌 체인지업 효과”
나이트와 막판 다승왕 경쟁
장원삼(29·사진)이 프로야구 삼성의 좌완 에이스로 우뚝 섰다. 그는 25일 현재 15승(6패)으로 넥센 브랜든 나이트(15승3패)와 다승 부문 공동 선두다.
삼성은 1980년대만 해도 좌완 천국이었다. 좌완 투수 가운데 에이스의 보증수표라 할 만한 15승도 프로야구 원년이던 1982년 이선희와 권영호(이상 15승), 1984년 일본동포 김일융(16승), 1985년 김일융(25승), 1986년 성준(15승) 등 4명이 5차례나 기록했다. 하지만 그 이후 좌완 15승은 1998년 스캇 베이커(15승)가 유일하다.
장원삼의 좌완 15승은 그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1998년 베이커 이후 14년 만이고, 국내 선수로는 1986년 성준 이후 무려 26년 만이다. 삼성이 2009시즌이 끝난 뒤 당시 히어로즈에서 거금을 주고 장원삼을 영입한 것도 끊어진 좌완 에이스의 명맥을 잇기 위해서였다. 장원삼은 삼성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뒤 2010년 13승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개인 최다인 15승으로 팀의 확실한 에이스로 거듭났다. 직구와 슬라이더에 의존하던 투구 패턴에 체인지업을 장착하면서 위력이 배가됐다. 그는 “변화구 하나를 더 익혀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지난해 후반부터 체인지업을 스스로 터득했는데 재미가 쏠쏠하다”고 했다.
15승에 오르기까지 마음고생도 심했다. 8월14일 포항 한화전에서 14승을 올린 뒤 4경기에서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당시 장원삼은 “다승왕에는 욕심이 없다. 15승이 목표”라며 간절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14승 이후 39일 만인 22일 대구 롯데전에서 마침내 15승 반열에 오른 장원삼은 이제 다승왕에 도전한다. 장원삼은 다승 공동선두 나이트와 똑같이 2차례 정도 더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대구 롯데전과 다음달 4일 대구 에스케이(SK)전이 유력하다. 장원삼이 다승왕을 차지한다면 1985년 김일융 이후 27년 만의 삼성 출신 좌완 다승왕이다. 그는 “마음을 비우고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오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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