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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보라스 협상력+류현진 배짱
‘괴물’ 3600만달러 거머쥐다

등록 2012-12-10 20:22수정 2012-12-11 00:08

협상마감 30초 남기고 계약성사
류현진, 99번 달고 다저스 입단
마이너 강등옵션도 못넣게 막아
아버지는 밤새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렸다. 속은 까맣게 타들어갔다. 바깥이 환해질 무렵, 휴대전화 벨이 울렸다. “아빠! 나 계약했어!” 류현진(25·한화 이글스)의 아버지, 류재천(57)씨는 그제야 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10일 오전 7시를 막 넘긴 시간이었다.

한국프로야구 출신 최초의 메이저리그 직행은 극적으로 이뤄졌다. 미국 <시비에스(CBS) 스포츠> 존 헤이먼 기자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엘에이(LA) 다저스가 9일 오후 4시59분30초(미국 동부시각·한국시각은 10일 오전 6시59분30초)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협상 마감시한 30초를 남기고 성사된 6년 3600만달러(388억원·계약금 500만달러 포함)의 대형 계약. 해마다 일정 투구 이닝을 넘으면 100만달러의 보너스를 추가로 받고, 5시즌 750이닝을 채우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협상의 달인’ 보라스와 류현진이 합심해 뚝심으로 밀어붙인 결과물이다. 2573만7373달러33센트(280억원)의 포스팅액수(이적료)도 보라스의 적극적인 사전 홍보로 가능했다.

1983년 스포츠 에이전트의 세계로 뛰어든 보라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야구 역사상 가장 미움받거나, 가장 사랑받는” 인물로 묘사된다. 구단들은 치를 떨지만, 선수들은 그와 계약하고 싶어 안달이 난다. 보라스와 그가 운영하는 보라스 코퍼레이션은 그동안 야구 역사상 최다액 계약은 모조리 갈아치워왔다. 자유계약선수 ‘1억달러’ 몸값 시대를 연 것도,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의 10년 2억5200만달러(2000년) 계약을 이끈 것도 그였다. 박찬호의 5년 6500만달러 계약(2002년·텍사스 레인저스)도 그의 작품이다. 한 온라인 통계 사이트에 따르면, 보라스는 2010년 에이전트 비용으로만 3600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메이저리그 에이전트는 5% 안팎의 커미션을 받는다. 보라스 코퍼레이션에는 경제학자,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 출신의 공학자 등이 일하고 있는데, 철저한 계산에 의해 선수 몸값을 산출해낸다.

보라스는 류현진의 협상 때도 절대 주도권을 뺏기지 않았다. 네드 콜레티 다저스 단장이 “류현진과 계약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면, “류현진이 내년에 일본에서 뛸 수도 있다”고 맞받아쳤다. 협상 내내 “류현진은 빅리그 3선발급이며, 한국프로야구는 일본프로야구와 달리 거포들이 많기 때문에 일본 투수들보다 메이저리그에 적응을 잘할 것”이라고 다저스를 설득했다. 엘에이에 한국 교민이 많이 산다는 점도 협상에 이용했다. 협상 막판에는 류현진의 배짱도 한몫 거들었다. 류현진은 다저스가 마이너리그 강등 옵션을 넣으려고 하자 “계약을 안 하겠다”고 끝까지 버텼고, 다저스는 결국 마이너리그 조항을 뺐다. 총액도 3000만달러에서 3600만달러로 뛰었다.

가까스로 다저스 99번 유니폼을 품에 안은 류현진은 11일 엘에이 현지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한다. 다저스에는 현재 류현진을 포함해 8명의 선발투수가 있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류현진이 바깥쪽 공(체인지업) 제구만 잘된다면 메이저리그 선발 역할도 잘 해낼 것이다. 다만 시즌 초 닥칠 수 있는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문제”라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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