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53) 감독
계약 1년 남아 교체배경 관심
주전급 선수들을 내보내며 팀을 새로 짜고 있는 두산 베어스가 감독마저 바꿨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을 하고 계약기간이 아직 1년 더 남아 있는 상황에서 나온 갑작스러운 감독 교체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두산은 27일 저녁 김진욱(53·위 사진) 감독을 해임하고 송일수(63·아래) 2군 감독을 새 사랑탑에 앉힌다고 발표했다. 일본 교토 출신인 송 감독은 1969년 일본 프로야구 긴데쓰 버펄로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포수로 활약했고 1984년 삼성에 입단해 3년간 뛰었다. 3년 동안 159경기에 나와 351타수 78안타(타율 0.222)를 기록했다. 은퇴한 뒤 일본에서 코치와 스카우터로 활동하다 올해 두산 2군 감독으로 임명됐다.
두산은 송 감독에 대해 “원칙과 기본기를 중시하면서 경기 중 상황 대처 능력이 뛰어나 창의적이고 공격적인 야구를 구사한다”고 평가했다. 송 감독은 “전혀 생각을 못하고 있던 터라 놀랐다. 팬들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멋지게 이기는 야구를 보여드리는 것인 만큼 모든 열정과 능력을 남김없이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김진욱 감독은 마무리 훈련지인 일본 미야자키에서 연락을 받고 이날 귀국했다. 구단주를 직접 면담한 뒤 해임 사실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의 갑작스러운 해임은 두산이 포스트시즌에서 2년 연이어 어이없이 쓴잔을 마신 점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니퍼트를 중간계투로 내보냈다가 패한 뒤 비난을 들어야 했다. 올 시즌 넥센과 엘지를 연파하고 한국시리즈에 나섰지만 3승1패를 거둔 뒤 내리 3경기를 내줘 우승을 놓쳤다. 두산 수뇌부는 이 과정에서 벤치의 전술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종욱·손시헌·김선우 등 주전급 선수들이 연달아 팀을 떠나는 과정에서 김 감독과 구단이 불협화음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구단 수뇌부 입장에선 노장 선수들을 내보내고 젊은 팀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감독 경질을 통해 보여주려는 것일 수도 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송일수(63) 2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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