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유니폼 입은 세 자녀 추신수의 아내 하원미씨가 21일(한국시각) 세명의 자녀들에게 텍사스 레인저스의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미국 언론의 큰 관심을 모았다. 하원미씨 페이스북 갈무리
주 소득세 없어 양키스보다 실수령액 많고
텍사스가 전력도 탄탄…팀 내 경쟁자도 없어
텍사스가 전력도 탄탄…팀 내 경쟁자도 없어
추신수가 22일(한국시각) 텍사스와 계약한 금액은 7년 1억3000만달러다. “추신수가 양키스의 7년간 1억4000만달러 제안을 거부했다”고 19일 전한 미국 ‘야후 스포츠’의 보도와는 1000만달러 차이가 난다. 주정부에서 소득세를 거두지 않는 텍사스주 세법을 고려하면 양키스의 입찰액은 텍사스와의 계약금액보다 적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결국 추신수는 월드시리즈 최다 우승팀(27회)인 양키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우승 경험이 없는 텍사스의 손을 잡았다.
부자구단 양키스는 매 시즌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강팀이지만 최근 성적만으로 본다면 텍사스도 만만치 않다. 양키스는 2008~2012년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2009년을 제외하고는 지구 1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공동 3위로 떨어졌다. 해마다 자유계약 시장의 대어급들을 선점했지만 그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올해 스토브리그에서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마운드 보강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텍사스는 2010년 양키스를 누르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적이 있고 2011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 2012년 2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올 시즌엔 지구 2위로 와일드카드조차 얻지 못했지만 다르빗슈 유(27), 데릭 홀랜드(27), 마르틴 페레스(22) 등 선발진이 젊고 탄탄하다.
팀내 입지도 추신수의 선택과 관련이 있다. 양키스는 이미 외야수인 저코비 엘스베리와 7년 1억5300만달러에 계약을 마쳤다. 엘스베리 외에도 스즈키 이치로, 브렛 가드너, 알폰소 소리아노 등 수준급 외야수 자원이 풍부하다. 추신수가 양키스 유니폼을 입게 되면 이들과 외야수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또한 메이저리그 최고의 톱타자로 꼽히는 엘스베리와 1번 타자 경쟁도 벌여야 한다.
반면 텍사스에선 주전 좌익수와 1번 자리에 마땅한 경쟁자가 없다. 미국 <엠엘비닷컴>은 추신수의 1번 타순을 전망했다. 엘비스 안드루스가 2번, 올 시즌 30홈런을 친 아드리안 벨트레가 3번, 디트로이트에서 이적한 프린스 필더가 4번, 9월25일 생애 첫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알렉스 리오스가 5번 타자로 예상됐다.
아내와 3남매 등 가족의 거주지인 애리조나주 피닉스와 텍사스의 안방인 알링턴이 비교적 가까운 점도 영향을 미친 듯 보인다. 송재우 야구해설위원은 “텍사스가 양키스보다 월드시리즈 우승에 더 가까운 팀이고 전력도 더 탄탄한 편이다. 지난여름 추신수를 만났을 때 ‘가족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그런 면에서도 대도시이자 애리조나와 떨어져 있는 뉴욕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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