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데릭 지터(40)가 올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난다.
지터는 13일(한국시각)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4 시즌이 나의 마지막 프로 무대가 될 것”이라며 자신이 서명한 긴 편지를 사진으로 찍어 올렸다. 그는 “지난 해 부상에 시달리면서 그동안 쉽고 재밌게 달성했던 것들이 점점 힘들어 진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몇달 전부터 가족, 친구들과 상담한 끝에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1995년 양키스에서 데뷔한 지터는 19년 동안 큰 부상 없이 양키스에서만 뛰었다. 데뷔 첫 해와 부상에 시달린 지난해를 제외하면 매 시즌 130경기 이상 출장했고 19시즌 중 12시즌에서 타율 0.300을 넘었다. 19년 통산 2602경기에 나와 타율 0.312, 3316안타, 256홈런, 1261타점을 기록했다. 3316안타는 메이저리그 현역 선수들 중 1위다.
지터는 데뷔 이듬해인 1996년 월드시리즈를 포함해 다섯번의 우승 반지를 꼈다. 포스트시즌 등 중요한 순간에 강해 미스터 노벰버(Mr November), 캡틴 클러치(Captain Clutch)라 불린다. 양키스가 우승한 다섯번의 포스트시즌에서 71경기에 나와 287타수 94안타, 타율 0.327의 기록을 남겼다. 그는 “신인 유격수로 뛰며 월드시리즈를 우승했고 팀의 주장을 맡았으며 옛 양키스타디움의 폐장과 새 양키스타디움의 개장을 지켜보는 등 야구 인생에서 ‘결정적인 순간’들을 많이 경험했다”고 회고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지터가 은퇴하면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양키스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코어 4’가 모두 그라운드를 떠난다. 코어4는 지터를 포함해 선발 투수 앤디 페티트,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 포수 호르헤 포사다를 가리킨다. 페티트와 리베라는 지난해 은퇴했고 포사다는 2011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휴스턴에서 두 시즌을 뛰었던 페티트를 제외하면 양키스에서만 선수 시절을 보낸 스타들이라 그렇게 불린다.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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