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23일(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안방경기에서 5회 희생번트를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류현진, 필라델피아전 6이닝 2실점
투수 버넷에 3타수 3안타 맞아
7회초에 동점…승패 없이 끝나
류 “직구로 승부하다…” 아쉬움
다저스는 10회 연장 끝 패배
투수 버넷에 3타수 3안타 맞아
7회초에 동점…승패 없이 끝나
류 “직구로 승부하다…” 아쉬움
다저스는 10회 연장 끝 패배
류현진(27)이 마운드에 오르자, 엘에이(LA) 다저스 안방구장의 외야 전광판에는 먼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세월호 피해 가족의 모습이 나왔다. 장내 아나운서는 다저스타디움을 찾은 관중들한테 일어서 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사고를 함께 애도하자”고 했다. 그라운드에서도 야시엘 푸이그, 칼 크로퍼드를 비롯한 모든 동료들이 류현진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류현진은 구단과 동료, 홈 팬들의 지원을 업고 잘 던졌지만 아쉽게도 시즌 첫 안방경기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각) 미국 엘에이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9피안타(2볼넷) 3탈삼진 2실점하며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상대 투수 에이 제이 버넷을 제대로 요리하지 못한 게 결정타가 됐다. 이날 버넷에게만 무려 3타수 3안타를 맞았다. 특히 5회 선두타자로 나온 버넷한테 두 번째 안타를 허용한 뒤, 후속 타자한테 잇따라 적시타와 희생 뜬공을 허용하면서 2실점한 게 뼈아팠다. 지난 1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경기부터 이어오던 18⅓회 연속 무실점 기록도 깨졌다.
류현진은 6회에도 선두타자 버넷을 시작으로 연속 안타를 허용했고, 투구수가 106개에 이르자 돈 매팅리 감독은 7회부터 구원투수 크리스 위드로를 마운드에 올렸다. 류현진이 상대 투수에게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이 또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 지난번 등판만큼 날카로운 모습은 아니었지만 편안한 모습으로 경기 흐름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상대 투수에게 맞은 안타 3개가 실점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 투수한테 변화구가 잘 안들어가서 직구로 승부하다가 그렇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뒤늦게 터진 다저스 타선이 동점을 만들면서 패전 투수가 되진 않았다. 다저스는 0-2로 뒤지던 5회 선두타자 팀 페더로비치가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류현진의 희생번트, 칼 크로퍼드의 희생 뜬공을 묶어 1점차로 추격했다. 7회에는 디 고든의 2루타와 대타 저스틴 터너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류현진의 시즌 성적은 3승1패로 유지됐고, 평균자책점은 1.93에서 2.12로 올라갔다. 다저스는 연장 10회 좌익수 실책에 이은 뼈아픈 결승 2루타를 내줘 2-3으로 졌다.
류현진은 4일 휴식 뒤 등판 때 부진하다는 우려를 말끔히 씻지 못했다. 지난 시즌 류현진은 5일 휴식 뒤 등판한 8경기에서 7승1패 평균자책점 2.12로 잘 던졌다. 반면 4일 휴식 등판 경기에서 5승4패, 평균자책점 3.26으로 부진했다. 이번 시즌에도 지난 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4일 휴식 뒤 등판해 2이닝 8실점(6자책)으로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류현진은 올 시즌에 4일 간격 등판 때만 실점을 했다는 지적에 “작년에도 한 경기 빼고 다 점수를 줬다. (부진이) 4일 휴식 탓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해 류현진은 안방에서 15차례 선발로 나서 7승4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하며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에는 원정 4경기에서 무실점으로 3승(무패)을 기록 중이지만, 안방에서는 1패만 안고 있다. 류현진은 4일 휴식 뒤 28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안방경기에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경기 시작 전 묵념 류현진이 경기 시작에 앞서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를 위해 모자를 벗고 묵념하고 있다. <스포티브이>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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