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의 타격이 절정에 올랐다. 정신적으로, 기술적으로 완벽한 1번 타자로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추신수가 지난 2일 애너하임 원정에서 7회초 1타점 적시타를 뽑아내고 있다. 애너하임/유에스에이투데이스포츠 뉴스1
이른 감이 있지만 추신수(32·텍사스 레인저스)가 벌써부터 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아직 시즌 35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최근 ‘폭주 기관차’같은 출루 본능을 뽐내는 최우수선수 후보 명단에서 뺄 수 없는 게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9일 미국 스포츠 전문 주간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에스아이)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양대 리그에서 각각 엠브이피 후보 5명을 뽑았는데, 아메리칸리그 3위에 추신수가 이름을 올렸다. 에스아이는 “추신수가 5월 첫 5경기에서 4사구 7개를 비롯해 16타수 11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0.668, 출루율은 0.783에 이른다”며 아메리칸 리그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트로이 툴로위츠키(콜로라도 로키스)에 못지 않다는 평가를 내렸다. 추신수는 9일 현재 타율 0.343, 출루율 0.481, 3홈런, 16득점 등 ‘완벽한 1번 타자’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 에스아이는 “현재 성적만으로는 엠브이피 후보 명단에서 더 높은 순위를 받아야 하지만 발목 부상으로 4월 말 일주일 정도 공백이 있었고, 수비 공헌도와 도루 성공율(60%)이 낮다”며 기록과 견줘 ‘상대적 저평가’ 된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에스아이가 뽑은 엠브이피 후보 1·2위 호세 바티스타(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의 성적을 보면 추신수의 객관적 성적이 월등한 것을 알 수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타선을 이끌고 있는 바티스타는 9일 현재 9홈런, 타율 0.298, 오피에스(OPS·출루율+장타율) 1.023을 기록하고 있다. 트라웃은 타율 0.287, 6홈런, 장타율 0.535로 두 명 모두 타율 3할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내셔널리그에서는 따로 경쟁을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툴로위츠키가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까지 33경기를 치른 가운데 타율이 4할대(0.414)에서 내려가지 않고 있다. 타점도 매 경기 1타점꼴인 31타점과 오피에스 1.288, 장타율 0.775, 출루율 0.511 등 믿기 어려운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한편 추신수는 이날 안방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인터리그 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전날 4타수 무안타에 이어 이틀 연속 무안타 기록이었다. 타율은 0.354에서 0.343(99타수 34안타), 출루율도 0.484에서 0.481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날 추신수는 최고 타자 경쟁을 벌이고 있는 툴로위츠키 앞에서 볼넷, 몸에 맞은 볼로 두차례 1루를 밟았다. 특히 4-0으로 앞선 7회 시즌 다섯번째 몸에 맞은 공으로 출루한 뒤, 주자 만루 상황에서 상대 투수의 폭투를 틈타 홈까지 득점까지 성공시켜 ‘출루기계’으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추신수의 쐐기 득점 등을 앞세운 텍사스는 5-0으로 승리했고, 최근 3연패도 끊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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