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샌프란시스코전 선발 등판 …상대는 ‘사이영상’ 경력의 피비
다저스-자이언츠 130년 라이벌…다저스, 2연승으로 선두 탈환
다저스-자이언츠 130년 라이벌…다저스, 2연승으로 선두 탈환
미국 프로야구 최고의 라이벌 팀은 어디일까? 많은 사람들이 ‘밤비노의 저주’로 얽힌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를 꼽을 것이다. 하지만 라이벌의 역사와 전통 면에서 최고는 단연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미국 동부에서 태동한 두 팀은 연고지를 똑같이 서부로 옮기면서 올해 딱 130년째 라이벌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두 팀이 라이벌이 된 것은 LA 다저스가 창단한 18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그보다 5년 앞서 1879년에 창단됐다. 어떻게 창단 첫해부터 라이벌이 될 수 있냐고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다. 그것은 지역 라이벌이었기에 가능하다. 국내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창원을 연고로 창단하자마자 부산 연고의 롯데 자이언츠와 ‘경남 라이벌’이 된 것과 같다.
다저스와 자이언츠는 지금은 서부지구 라이벌이지만 그때는 동부 라이벌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원래 뉴욕을 연고로 해서 트로이 트로얀스라는 팀명으로 창단됐는데, 4년 뒤인 1883년에 뉴욕 고덤스로 이름을 바꿨다가 다시 2년 뒤인 1885년에 뉴욕 자이언츠라는 이름으로 70년 넘게 지속됐다. LA 다저스도 뉴욕의 자치구 브루클린을 연고로 해 ‘브루클린 다저스’라는 이름으로 활약했다. 두 팀은 뉴욕 라이벌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어떻게 연고지를 동시에 이전할 수 있었을까? 뉴욕에서 74년이나 이어오던 두 팀이 1958년 연고지를 각각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로 옮기게 된다.
다저스가 먼저 재정 문제 때문에 로스앤젤레스를 새 연고지로 삼았고, 자이언츠는 홈구장을 미네소타로 옮기려고 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당시 월터 오말리 다저스 구단주가 호레이스 스토넘 자이언츠 구단주에게 “캘리포니아주에 가서 계속 라이벌 관계를 이어가자”고 설득해 연고지 동시 이전이 성사됐다는 게 정설로 전해지고 있다.
이렇게 해서 두팀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쪽의 샌프란시스코와 남쪽의 로스앤젤레스를 대표하면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를 호령하는 전통의 강팀이 됐다.
두 팀의 역사적인 첫 대결은 1884년 4월에 열렸는데, 자이언츠의 전신 뉴욕 고덤스가 다저스의 전신 브루클린에 8-0으로 이겼다. 이후 두 팀은 지금까지 무려 2403번 맞붙어서 자이언츠가 1208승, 다저스가 1178승을 가져갔고, 무승부는 17번 있었다. 2400번을 넘게 붙었는데 두 팀의 승패 차이가 고작 30승에 불과하다. 승률로 따지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50.5%, LA 다저스가 49.5%로 1% 차이에 불과하다.
역대 성적도 엇비슷하고 명문팀들답게 우승도 많이 했다. 역대 월드시리즈 챔피언은 LA 다저스가 6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가 7번으로 자이언츠가 한번 더 많다. 내셔널리그 우승 기록도 다저스가 21번, 자이언츠가 22번으로 자이언츠가 한번 더 많다. 하지만 두팀이 정면 대결을 펼치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은 다저스가 12번, 자이언츠가 8번으로 다저스가 4번이나 더 웃었다.
다저스가 1988년 이후 26년이나 인연을 맺지 못한 반면 자이언츠는 2010년과 2012년에 월드시리즈를 정복했다.
흥미로운 것은 자이언츠가 전통적으로 강타자를 많이 배출했고, 다저스는 좋은 투수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우선 자이언츠 출신 강타자로는 통산 660홈런, 1903타점을 기록한 ‘전설의 타자’ 윌리 메이스와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400도루 400홈런을 기록했고, 한 시즌 역대 최다인 73개의 홈런을 터뜨린 배리 본즈가 대표적이다. 반면 다저스에는 샌디 쿠팩스, 돈 드라이스데일, 오렐 허샤이저까지 좋은 투수가 많았다.
특히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말까지 당대 최고의 투수 샌디 쿠팩스와 돈 드라이스데일을 앞세운 다저스의 마운드와 그 시대 최고의 거포 윌리 메이스와 윌리 매코비를 보유했던 자이언츠 타선의 투타 대결은 흥행의 보증수표였다.
최근에는 투수 최고 영예인 사이영상을 받은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와 자이언츠의 팀 린스컴의 선발 맞대결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올 시즌도 두 팀의 서부지구 선두 다툼이 치열하다. 27일 현재 다저스는 58승47패, 자이언츠는 57승47패로 불과 0.5경기 차의 1, 2위다.
다저스는 1.5경기 뒤진 상황에서 이번 주말 원정 3연전을 맞았는데,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 AT&T 파크에서 열리고 있는 주말 3연전 중 1, 2차전을 연거푸 이기면서 선두로 올라섰다. 다저스는 26일 ‘11승 투수’ 그레인키와 자이언츠의 에이스 팀 린스컴의 맞대결에서 8-1로 이긴데 이어 27일 커쇼의 완봉승으로 5-0으로 승리했다. 1, 2, 3선발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 류현진을 차례로 배치한 결과가 지금까지는 맞아떨어졌다. 반면, 샌프란시스코는 정상적인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1위 매디슨 범가너가 나오지 못한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이번 라이벌 3연전의 대미를 장식하는 28일 오전 9시7분 마운드에 선다. 올 시즌 딱 20번째 등판이다. 게다가 현지 시각으로 일요일인 이날 미국 전역에 전국 방송으로 중계가 예정돼 있어 류현진으로서는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류현진의 선발 상대는 애초 ‘임시 선발’ 유스메이로 페티트였으나, 샌프란시스코가 26일 영입한 ‘사이영상 수상자’ 제이크 피비(33)로 바뀌었다. 샌프란시스코는 보스턴 레드삭스에 왼손 투수 에드윈 에스코바르와 오른손 투수 히스 험브리를 내주고 피비를 영입하는 2대 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샌프란시스코는 유망주 2명을 내주면서 베테랑 투수를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다.
피비는 자이언츠 유니폼으로 갈아입자마자 28일 류현진과 맞붙게 됐다. 피비는 올 시즌 보스턴에서 1승 9패 평균자책점 4.72로 부진하다. 특히 피홈런 20개로 아메리칸리그 피홈런 부문 1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피비는 트레이드 전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133승 107패 평균자책점 3.58을 올린 베테랑 투수다. 샌디에이고 시절이던 2007년에는 내셔널리그 다승(19승) 평균자책점(2.54) 탈삼진(240개) 부문 1위를 휩쓰는 ‘투수 3관왕’으로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만약 류현진이 피비를 꺾고 승리투수가 되면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선두그룹(12승)에 합류한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배리 본즈가 현역 시절 통산 756호 홈런을 치고 있다. (AP=연합뉴스)
다저스의 에이스 커쇼가 지난달 19일(한국시각)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뒤 동료들의 축하 세리머니를 받으며 기뻐하고 있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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