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넥센)이 1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에스케이(SK)와의 안방경기에서 1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치고 나가자 심재학 코치가 번쩍 들어 안아주고 있다. 서건창은 이 안타로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한 시즌 200안타를 쳐내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연합뉴스
시즌 마지막 경기 첫 타석서 ‘기록’
올 경기당 평균 1.56개 안타 쳐내
일 프로야구 ‘200안타’ 4명 그쳐
올 경기당 평균 1.56개 안타 쳐내
일 프로야구 ‘200안타’ 4명 그쳐
서건창(넥센 히어로즈)이 한 시즌 200안타를 돌파하며 국내 프로야구사에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웠다. 서건창은 1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에스케이(SK) 와이번스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첫 타석부터 안타를 뽑아내며 200안타 고지에 올랐다.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서건창은 에스케이 선발 채병용의 4구 안쪽 공을 받아쳐 1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2루타를 터뜨렸다. 채병용은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걸린 이 경기에서 선두타자를 잡기 위해 낮은 공으로 승부했으나 서건창의 불붙은 방망이를 피해갈 수 없었다. 그는 8회말 2루타를 추가해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201안타를 기록했다.
서건창은 지난 11일 에스케이를 상대로 3안타를 몰아치며 1994년 이종범(현 한화 이글스 코치)이 수립한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196개)과 타이를 이뤘고 13일 기아와의 경기에서 마침내 이종범을 넘어섰다. 서건창은 이후 3경기에서도 매 경기 안타를 쳐내며 기록 행진을 이어왔다. 서건창은 이날 2루타에 이은 득점으로 23경기 연속 안타와 10경기 연속 득점을 이어갔다.
올해 33년째를 맞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한 시즌 200안타는 그동안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역사적인 기록이다. 1994년 이종범 이후 200안타에 근접한 선수는 1999년 이병규(192개)가 유일하다. 144경기를 치르는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200안타를 돌파한 선수는 4명에 불과하며 1년에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올해 2명만 200안타를 넘어섰다. 서건창은 올해 128경기에서 200안타를 쳐내 경기당 1.56개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에선 2010년 한신의 맷 머턴이 144경기에서 214안타를 기록해 경기당 1.49개를 기록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2004년 시애틀의 스즈키 이치로가 161경기에서 262안타로 경기당 1.63개를 기록했다.
서건창은 2008년 엘지를 통해 프로야구에 입문했으나 1군에서 삼진 1개만을 기록한 채 잊혀졌다. 일반병으로 군 복무를 마친 그는 2012년 넥센에 일종의 연습생 신분인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2012년 127경기를 뛰며 타율 0.266, 70득점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타율 0.266을 유지했지만 부상과 슬럼프 등으로 86경기에만 출장했다. 그는 올해 자신만의 독특한 타격 자세로 시즌 내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방망이를 움켜쥐고 잔뜩 웅크린 자세로 정확한 타이밍에 배트를 휘두르면서 슬럼프 없이 안타를 생산해내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체력을 기른 것도 대기록 수립에 큰 도움이 됐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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