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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벌이 만든 부산 갈매기 ‘막장 드라마’

등록 2014-10-28 18:54수정 2014-10-29 09:18

공필성 코치 ‘감독 내정설’에 폭발
선수단 ‘반대 성명’ 내는 등 반발
“구단 관계자가 이간질” 실명 비판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의 팬들이 응원을 하는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의 팬들이 응원을 하는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거인 군단이 휘청인다. 시즌 초부터 불거진 내홍이 급기야 선수단 성명으로까지 이어졌다. 임기 1년을 남겨둔 김시진 감독의 자진사퇴 이후 신임 사령탑이 선임되기도 전에 롯데 자이언츠가 격랑에 휩싸였다.

롯데는 올 시즌 초부터 안팎으로 시끄러웠다.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5월 권두조 수석코치의 갑작스런 사임 때였다. 롯데 내부 사정에 아주 밝은 한 관계자는 “권두조 수석코치가 선수단 미팅 때 ‘○○○, 새벽 3시 왼손에 검은 봉지 들고 들어왔지’ 식으로 말한 적이 있다. (권 코치가 언급한) 시간과 선수의 모습이 아주 구체적이어서 구단에서 호텔 시시티브이(CCTV)를 돌려서 선수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게 드러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권 코치에 대한 선수들의 불만이 터져나왔고, 결국 권 코치는 물러났다”고 했다. 수석코치직에서 물러났으나 구단은 시즌 중반까지 권 코치를 엔트리에서 빼지 않았다.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서”라는 이유에서였다.

롯데 안 불협화음은 사실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몇년 전부터 “현직 감독이 있는데도 프런트의 비호를 받는 실세 코치가 전권을 휘두른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왔다. 2012년 말 김시진 감독이 부임한 뒤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프런트와 친밀한 관계에 있는 일부 코치진이 견고한 벽을 형성하면서 김 감독과 함께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정민태, 박흥식 코치는 겉돌게 됐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조짐은 있었다. 구단 관계자는 “훈련 방식부터 차이가 있었다. 외부 영입 코치들의 눈에 롯데는 훈련량만 많고 아주 비효율적으로 보였다. 전형적으로 프런트에 보여주기식 훈련을 해서 답답해했다”고 밝혔다.

양쪽으로 갈린 코치들은 서로에 대한 앙금이 쌓였고 시즌 중 공필성 수비코치가 정민태 투수코치의 지도 영역을 침범하는 듯한 행위를 하면서 골이 더욱 깊어졌다. 공 코치는 나중에 정 코치에게 사과했으나 그간에 쌓인 감정이 있어 사태는 돌이킬 수 없게 됐다. 이후 구단은 공 코치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보였고 그 와중에 공필성 감독대행설까지 터져나왔다. 박흥식, 정민태 코치는 김시진 감독 사임 뒤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선수단 성명은 김시진 감독의 후임으로 공필성 코치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부터다. 선수들은 사장과의 면담에서 공필성 코치의 감독 선임을 꺼리는 입장을 전달했고 이 소식은 한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구단 관계자는 “공 코치가 평소 다른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선수들을 다그치는 모습을 많이 보였는데 선수들 입장에서는 수긍하지 못할 때도 많았다”고 전했다.

롯데 주장 박준서가 27일 오후 선수단 대표로 “공필성 코치를 반대한 적이 없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것 같던 사건은 이날 저녁 늦게 회동을 한 롯데 선수들이 “이아무개 운영부장이 선수들을 이간질시킨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다. 당사자로 지목된 이 부장은 “지금은 말할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롯데 후임 감독으로는 현재 김재박 전 현대·엘지 감독과 롯데 프랜차이즈 출신의 박정태 전 2군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후임 감독 지명 전에 구단 내 갈등을 해결하지 않으면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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