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와일드카드 제도 도입
4위로 PS 땐 최소 1경기 더 치러
선발진 운용 등 부담 덜려 총력전
4위로 PS 땐 최소 1경기 더 치러
선발진 운용 등 부담 덜려 총력전
종착역에 가까워지고 있는 2015 프로야구. 5위 와일드카드 싸움이 치열하다? 하지만 영웅(넥센)과 반달곰(두산)이 벌이는 3위 싸움도 살벌하다.
작년까지 정규리그 3위와 4위는 준플레이오프 홈, 원정 경기 순서만 달랐기 때문에 순위가 그다지 큰 의미는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 10개 구단 체제로 5위와의 와일드카드제가 도입되면서 4위 팀은 최소 1선발, 최악의 경우 1~2선발을 모두 소진하고 3위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나 김태형 두산 감독이 “최소 3위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유희관(두산) 등 두 팀 선수들도 “3위가 우승을 위한 마지노선”이라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15일 현재 3위 넥센과 4위 두산은 2경기 차이가 난다. 넥센이 9월 들어 9승3패의 상승세를 보인 반면 두산이 6연패에 빠지는 등 4승8패로 부진하면서 두 팀 간 순위가 뒤집어졌다. 시즌 종료까지 남은 경기는 넥센이 14경기, 두산이 17경기다. 맞대결은 더이상 없다. 1~2위 상위권(삼성, 엔씨)과는 넥센이 4경기, 두산이 3경기를 남겨놨고, 불꽃 튀는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5위 경쟁 팀(롯데, 기아, 한화, 에스케이)과는 넥센이 7경기, 두산이 11경기를 치러야만 한다. 5위 경쟁이 빨리 식지 않는 한 넥센보다는 두산의 앞길이 험난해 보인다.
김태형 감독은 “5위 사정권에 든 팀들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어서 상황이 참 어렵다. 시즌 종료 직전에 기아와 3연전을 치르는데 둘 다 3위, 5위 싸움이 걸려 있으면 시즌 종료일에 순위가 결정될 수도 있겠다”고 걱정했다. 경기 일정상 다음주 7연전을 치르는 두산은 그동안 불펜 투수로 활용했던 더스틴 니퍼트의 선발 복귀를 고려하고 있다. 김 감독은 “허준혁과 이현호가 최근 부진해서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해 앤서니 스와잭의 등판을 하루 앞당기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달아오른 방망이(9월 팀타율 0.304)로 순위 뒤집기에 성공한 넥센은 3위 수성에 사활을 걸 태세다. 믿을 만한 선발 투수가 앤디 밴헤켄과 라이언 피어밴드밖에 없어 4위가 되면 가을야구에서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넥센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는 둘뿐이다. 염경엽 감독은 “우리는 전력상 선발 투수가 없어 한 순위라도 더 올라가야만 한다. 4위가 되면 (다른 팀보다) 더 최악이 된다”며 “2위를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지금은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면서 잔여 경기를 소진해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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