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오 프랑코. 사진 <이시카와 밀리언 스타스> 누리집 갈무리
서류상으로 그는 1958년에 태어났다. 김경문 엔씨 다이노스 감독과 동갑내기다. 그도 감독이기는 하다. 그런데 선수로도 뛴다. 팀 내 부상자가 많아서 부득이하게 방망이를 쥐고 타석에 섰다. 성적은 14경기 출전, 타율 0.333, 4타점 6득점. 그 실력, 여전하다. 누구냐고? 2000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훌리오 프랑코가 그 주인공이다. 서류상 나이는 57살이지만 그의 진짜 나이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국내에서 뛸 때도 가늠할 수 없는 나이에 ‘할아버지’로 불렸다. 당시 그는 나이 질문에 늘 “노코멘트”라며 웃기만 했다.
국내를 거쳐간 외국인 선수들 중 최고의 스펙(아메리칸리그 타격왕, 올스타전 최우수선수)을 자랑했던 프랑코는 현재 일본 독립리그 이시카와 밀리언 스타스에서 감독 겸 선수로 뛰고 있다. “거의 무보수에 가깝다”고 말하지만 그의 연봉은 6만달러(7000만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한국시각) <이에스피엔>(ESPN)을 통해 자신의 근황을 전한 프랑코는 “야구는 나의 운명”이라며 “기꺼이 다칠 각오가 되어 있기 때문에 야구를 계속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엉덩이는 뒤로 쭉 빼고 방망이를 쥔 채 오른쪽 팔꿈치는 오른쪽 귀 한참 위까지 올리는 이상한 타격폼을 선보이고 있다.
몸관리 또한 여전하다. 선수들에게 “몸은 최고의 투자가치가 있다”고 조언하며 탄산수나 스포츠음료, 그리고 찬 음료를 멀리한다. 고기류도 섭취하지 않는다. 대신 버섯이나 허브, 페루 마카 등 몸에 좋은 것을 섭취한다. 웨이트트레이닝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2007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프랑코는 메이저리그 최고령 야수 출전 기록은 물론이고 최고령 만루홈런, 최고령 도루 등의 기록도 갖고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은 타율 0.298, 2586안타, 173홈런. 프랑코는 “은퇴 뒤 골프나 스쿠버다이빙 등을 했지만 야구가 너무 그리웠다”고 말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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