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기아 타이거즈 경기에서 승리하며 정규시즌 3위를 확정지은 두산 선수들이 마운드에서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 기아 잡고 준플레이오프 직행…SK는 5위 확정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케이비오(KBO)리그 두산-기아(KIA)전. 두산이 4-0으로 앞선 6회말 1사 1·2루에서 김현수는 기아의 3번째 투수 박정수의 3구째 시속 140㎞ 속구를 받아쳐 우월 3점포를 작렬시켰다. 힘차게 그라운드를 돌고 난 뒤 김현수는 1루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얼싸안고 환호했고 김현수의 타구를 쫓아갔던 기아 우익수 신종길은 망연자실하며 펜스 앞에서 주저앉았다. 두산과 기아의 엇갈린 희비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절대 물러설 수 없는 끝장 승부에서 두산은 3위 뒤집기에 성공했고, 기아는 가을야구에서 탈락했다.
준플레이오프 직행에 목마른 두산이나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를 목표로 하는 기아나 ‘1승’은 똑같이 절실했다. 그러나 집중력에서 두산이 앞섰다. 두산은 2회말 2사 만루에서 전날 연장전서 결승 솔로포를 터뜨렸던 정수빈이 2타점 우전 안타를 뽑아내면서 2점을 선취했다. 4회말에도 허경민의 중전 적시타 등을 합해 2점을 추가한 뒤 6회말 김현수의 벼락 같은 3점포로 호랑이의 심장에 비수를 꽂았다. 9-0 두산 승리. 두산 선발 이현호는 5⅔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기아 타선을 봉쇄했다.
연 이틀 기아에 승리를 거둔 두산은 79승65패(승률 0.549)로 전날 미리 시즌을 마친 넥센(78승65패1무·승률 0.545)을 반 경기 차로 밀어내고 3위로 정규리그를 끝냈다. 두산은 8월까지 상위권 성적을 기록했으나 9월에 선발진의 부진과 타선 침묵이 이어지면서 4연패에 빠지는 등의 부침을 겪으며 한때 넥센에 3위 자리를 내줬었다. 그러나 9월20일 이후 4연승을 거두는 등 최종전까지 9승4패의 상승세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넥센은 5승7패에 머물렀다. 감독 부임 첫해 정규리그 3위에 오른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 뒤 “중요한 경기였는데 1회 수비수들의 움직임, 그리고 (이)현호의 자신감 있는 피칭을 보면서 이길 수 있겠다 싶었다”며 “9월 한달간 팀이 부진하면서 3위와 3경기 차까지 났었는데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어려움을 극복한 부분이 고맙다. 시즌 개막 후 1승씩 차곡차곡 쌓아온 게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밝혔다.
전날 에스케이가 엔씨에 승리하면서 잔여 3경기에서 전승을 해야 했던 기아는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며 4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 꿈을 접었다. 잔여 2경기를 남겨놓은 기아는 1승1패면 공동 6위, 2패 때는 한화에 밀려 7위로 내려앉는다. 한화는 전날 열린 최종전 막내 케이티에 1-4로 지면서 가을야구 꿈을 접은 바 있다.
기아가 패하면서 시즌 막판까지 혈전이었던 5위 경쟁의 최종 승자는 에스케이가 됐다. 더불어 포스트시즌 일정도 확정됐다. 4위 넥센과 5위 에스케이는 7일부터 목동야구장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최대 2경기)을 치른다. 넥센은 1무 이상만 거두면 준플레이오프(10일 시작)에 진출한다. 정규리그 1위 삼성이 기다리는 한국시리즈는 26일부터 시작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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