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준플레이오프(3선승제)다. 3위(두산), 4위(넥센) 만나야 할 팀들끼리 제대로 만났다. 첫 가을야구를 치르는 김태형 두산 감독이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어렵게 통과한 염경엽 넥센 감독 모두 “4차전 이내에 끝낸다”는 각오다. 10일(잠실구장)부터 펼쳐지는 2015 케이비오(KBO)리그 준플레이오프 관전포인트를 짚어봤다.
■ 니퍼트 대 양훈
두산은 일찌감치 1차전 선발로 더스틴 니퍼트를 ‘찜’했다. 두산 유니폼을 5년째 입고 있는 니퍼트는 작년까지 포스트시즌에서 8경기(5경기 선발)에 등판해 1승1패 1세이브 평균자책 4.98의 성적을 거뒀다. 김태형 감독은 8일 “니퍼트-장원준-유희관-스와잭 4인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할 생각”이라며 “시즌 막판에 부진했던 유희관이 키플레이어가 될 것 같다”고 했다. 또한 그는 “우리 투수들이 넥센 타자들만 만나면 자기 공을 못 던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자기 공만 던지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넥센은 2선발 피어밴드가 아닌 양훈을 1차전 선발로 고려중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밤새 두산 관련 자료를 분석한 염경엽 감독은 “피어밴드의 주간경기 성적이 너무 안 좋아서 최근 흐름이 좋은 양훈을 1차전에 먼저 쓸 것 같다”고 했다. 피어밴드는 올해 주간 4경기 등판에서 전패(4패·평균자책 11.37)했다. 정규리그 중반 한화에서 넥센으로 이적해 온 양훈은 8월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시즌 성적 2승1패 평균자책 1.41로 꽤 좋았다. 특히 정규리그 최종전인 3일 삼성전에서 선발등판해 비록 패했지만 5⅔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빼어난 투구를 선보였다. 2005년 데뷔한 양훈은 이번이 첫 가을야구이다. 넥센은 2차전에서도 무리하게 에이스 앤디 밴헤켄을 당겨서 기용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 김현수 대 박병호
두산 김현수와 넥센 박병호는 모두 시즌 뒤 신분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김현수는 자유계약(FA) 선수가 되고 박병호는 해외진출 자격을 갖춘다. 김현수는 “가을야구에서 항상 내가 못해서 키플레이어였는데 올해는 잘해서 키플레이어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현수 외에도 후반기에 타격 부침을 겪은 민병헌(9월 이후 타율 0.190)과 오재원(9월 이후 타율 0.259)의 방망이가 언제 살아나느냐가 두산의 최대 과제가 될 듯하다. 김태형 감독은 “민병헌과 오재원의 타격감이 워낙 안 좋기는 하지만 타선의 무게감을 고려할 때 선발로 기용할 것이다. 박건우를 어떤 시점에서 얼마나 자주 쓰느냐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공격적인 야구로 팀 병살타 1위(139개)의 불명예를 안은 두산이기에 번트 등의 세밀한 작전 야구 구사력도 관심을 모은다.
부담감 때문인지 박병호는 가을야구 첫판(와일드카드전)에서 3타수 무안타 2볼넷으로 부진했다. 그래도 염경엽 감독은 “스스로 부담감을 잘 이겨낼 것”이라면서 믿음을 보내고 있다. 박병호는 두산전에서 홈런(3개)은 적었으나 고감각 타율(0.377)을 뽐냈다. 박병호 외에 관심 있게 지켜볼 선수는 고종욱이다. 고종욱의 올 시즌 두산전 타율은 0.382(55타수 21안타 1홈런)에 이른다. 고종욱은 와일드카드전에서 1회 도루를 성공시키고 1-3으로 뒤진 7회 1타점 3루타를 때려내는 등 성공적인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렀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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