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시스 잉그만(가운데). 사진 <캔자스시티스타> 누리집 갈무리
잉그만, 연간회원권 첫 구매한
30년전처럼 WS우승 부푼 기대
30년전처럼 WS우승 부푼 기대
프랜시스 잉그만(사진 가운데)은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오랜 팬이다. 잉그만의 나이는 88살. 그가 맨 처음 시즌 티켓(연간회원)을 구매했을 때 캔자스시티는 월드시리즈 우승(1985년)을 했다. 그때 주변 사람들은 “(우승을) 매년 기대하지는 말라”고 했다. 캔자스시티는 그 이후 단 한번도 왕좌에 오르지 못했다.
백발에 캔자스시티 모자를 눌러 쓴 잉그만은 월드시리즈(4선승제) 2차전이 열린 29일(한국시각)에도 직접 차를 운전해 카우프먼 스타디움을 찾았다. 14회 연장 승부가 펼쳐진 1차전 때도 관중석에서 끝까지 경기를 지켜봤다. 홈 더그아웃 근처 133구역의 5번째 줄. ‘미스 프랜시스’로 불리는 잉그만은 야구장에서 맥주 한잔을 마시는 게 낙이다. 3회 초 캔자스시티 선발 조니 쿠에토의 시즌 성적이 전광판에 뜨자 “볼-스트라이크 비율이 10(볼)-22(스트라이크)다. 이 정도면 괜찮다”고 할 정도로 야구에 대해 해박하다.
캔자스시티대학에서 언어학을 가르치다가 은퇴한 잉그만은 지역지인 <캔자스시티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야구는 정말 재미있다. 1차전이 인사이드더파크 홈런으로 시작될지 누가 알았겠는가. 그것도 초구에?”라며 “1970년대 후반 친구의 초대로 야구장에 오기 시작했다. 좋은 유전자을 물려받아 오래 살고 있는데 야구는 나에게 집 밖에서 또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캔자스시티의 우승을 갈망하는 올드팬의 응원 덕분일까. 캔자스시티는 이날 쿠에토의 9이닝 2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 완투에 힘입어 뉴욕 메츠를 7-1로 꺾었다. 전날에 이어 안방에서 2승을 챙긴 캔자스시티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메츠의 홈구장인 뉴욕 시티필드(3~5차전)로 가게 됐다. 3차전은 31일 열린다.
쿠에토의 투구는 챔피언십 부진(3차전 2이닝 8실점)을 말끔히 털어내기에 충분했다. 4회초 2사 1·2루에서 루커스 두다에게 좌전 적시타를 내주면서 선제점을 허용했으나 5회부터 8회까지 4이닝 연속 삼자범퇴시키는 등 메츠 타선을 꽁꽁 봉쇄했다. 투구수는 122개(스트라이크 70개). 네드 요스트 캔자스시티 감독은 경기 뒤 “지난 2경기에서 안 좋았으나 안방에서 홈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자신의 투구를 했다”고 쿠에토를 칭찬했다. 타선에서는 전날 희생뜬공 결승타점을 올린 에릭 호스머가 1-1 동점을 이룬 5회말 메츠 선발 제이컵 디그롬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뿜어내는 활약을 보였다. 4타수 2안타 2타점. 메츠는 믿었던 선발 제이컵 디그롬이 5회에만 5안타를 내주면서 4실점해 이틀 연속 고개를 떨궜다. 4회까지 단 1안타만 허용했던 터라 아쉬움이 컸다. 5이닝 6피안타 3볼넷 4실점.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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