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마’가 쌍둥이(트윈스) 둥지로 돌아왔다. 2004년 1월 에스케이로 트레이드된 뒤 11년 만이다. 등 번호는 엘지 시절 그대로 47번을 받는다. 머리는 비록 짧아졌지만 그는 여전히 엘지팬의 ‘로망’이다. 머나먼 길을 돌아 다시 엘지 유니폼을 입는 이상훈(44)은 지난 2일 엘지의 피칭 아카데미 초대 원장으로 선임됐다. 3년차 이하의 투수 유망주를 육성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상훈은 8일 잠실야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인을 원하는 곳에서 일을 하고 싶은 게 사람인데 작년에는 두산에서 불러줬고, 1년 만에 다시 엘지로 왔다. 나는 행복한 사람 같다”면서 “코칭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엘지에서도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것을 충분히 최선을 다해 하겠다”고 밝혔다. 프로 유망주 지도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프로에 들어오면 한 시즌을 던질 수 있는 몸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부상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코칭은 선수를 만드는 게 아니라 선수와 같이 하는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이상훈은 2004년 에스케이 와이번스에서 은퇴 뒤 2012년 고양 원더스 투수 코치로 지도자 첫 발을 뗐고 작년 원더스 해체 뒤에는 1년 동안 두산에 몸담았다. 일본, 미국에서도 선수 생활 경험이 있는 그는 “야구는 다 똑같다. 스스로 마음먹기에 달라진다”면서 “코칭도 마찬가지다. 내가 어떤 기분으로 상대에게 다가가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상훈은 “1년 동안 여자 야구팀을 지도했는데 그때 참 느끼는 게 많았다. 진짜 순수한 열정을 배웠다”며 “그들이 말이 아닌 행위적으로 열심히 하는 것을 보면서 엄청나게 순수한 열정을 느꼈고 그런 것이 지금 코치 생활 하는데 진짜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엘지에서 후회 없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엘지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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