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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이노센츠 강정호, 엘에이 로빈스 류현진, 그리고 세인트루이스 퍼펙토스 오승환. 메이저리그에서 한때 불렸던 팀명을 쓰면 그렇다. 메이저리그 공식 누리집 <엠엘비닷컴>은 최근 팀명과 관련된 기사를 올렸다.
피츠버그는 원래 피츠버그가 아닌 앨러게니 시티를 연고지로 한 팀(앨러게니스)이었다. 앨러게니스는 연고지를 피츠버그로 옮기면서 전력 보강을 위해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출신의 2루수 루이스 비어바워를 영입했다. 당시 비어바워가 필라델피아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었으나 필라델피아는 불만을 쏟아냈고 공식적인 항의를 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다른 구단들이나 언론들도 덩달아 ‘해적 행위’(piratical)라면서 피츠버그를 맹비난했다. 이때부터 피츠버그 뒤에는 ‘파이리츠’라는 말이 따라붙었다. 피츠버그 구단 쪽은 계약의 정당성을 설파하기 위해 억울한 마음에 1890 시즌에 ‘이노센츠’(죄 없는 사람들)라는 팀명을 쓰기도 했으나 1891년 구단주가 바뀌면서 아예 ‘파이리츠’로 팀명을 바꿨다. 하지만 ‘해적’이라는 말이 주는 부정적 인식 때문인지 1911년에 이르러서야 유니폼에 ‘파이리츠’라는 말을 새겼다.
엘에이 다저스의 전신은 1880년대 창단된 브루클린 베이스볼클럽이다. 브루클린 베이스볼클럽은 한때 ‘애틀랜틱스’, ‘로빈스’ 등으로 불렸으나 1932년 이후 공식적으로 ‘다저스’라는 명칭을 썼다. ‘다저스’는 20세기 초반 전차를 피해 이리저리 재빨리 피해 다녔던 브루클린 사람들을 지칭했던 말이다.
오승환이 새롭게 둥지를 튼 세인트루이스는 1899 시즌 ‘퍼펙토스’(Perfectos)로 불렸다. 최고의 선수들을 끌어모은 데 따른 명칭이었다. 이와 함께 유니폼 색깔도 바꿨는데 한 여성이 이 유니폼을 보고 “카디널(홍관조) 색이 사랑스럽다”고 한 것을 <세인트루이스 리퍼블릭>의 윌리 맥헤일 기자가 듣고 다음날부터 ‘카디널스’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세인트루이스는 1900년부터 공식적으로 ‘카디널스’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디트로이트는 애초 ‘울버린스’로 불렸으나 1895년부터 ‘타이거스’(호랑이)로 바꿨다. “오렌지색 유니폼 때문이 아니라 당시 디트로이트 주둔 군대가 남북전쟁 등에서 공을 세우면서 ‘타이거스’로 불렸고 야구팀이 이를 차용한 것”이라고 <엠엘비닷컴>은 설명했다. 뉴욕 양키스는 원래 ‘하일랜더스’(홈구장이 맨해튼 언덕 위에 있었기 때문)로 불렸으나 명칭이 너무 길어서 ‘아메리칸스’(내셔널리그에 속한 다른 뉴욕 연고지 팀과 구분하기 위해) 등으로 대체되다가 1904년 <뉴욕 프레스> 에디터가 신문 헤드라인 글자수를 맞추려고 ‘양키스’(Yanks)로 줄이면서 ‘양키스’로 불리게 됐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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