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햇볕 쨍쨍 내리쬐는 오후에 헬멧처럼 생긴 검은 우산이 관중석에 등장했다. 한화 이글스가 4월말 홈 6연전에 맞춰 내놓은 헬멧 우산이다. 홈 6연전 동안 팔린 헬멧 우산은 100여개. “우산인데 햇빛 가리개로 쓰려는지 비 안 올 때 더 많이 팔렸다”는 게 한화 관계자의 귀띔이다.
야구 마케팅 상품하면 유니폼이나 모자, 사인볼 등이 생각나지만 요즘은 헬멧 우산처럼 톡톡 튀는 이색 상품들이 팬들을 유혹한다. 엘지(LG)가 시즌 초 국내 구단 최초로 내놓은 이불 세트도 그중 하나다. 700세트(7만원)를 준비했는데 3일 만에 동났다.
엔씨(NC)는 단디 후드 망토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유니폼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다. 날씨가 쌀쌀할 때 마산 관중석에서 공룡 망토를 뒤집어쓴 여성 팬들이 심심찮게 보이는 이유다. 올해 처음 아테나(그리스 전쟁의 여신) 마스코트를 선보인 에스케이는 아테나 응원세트(창과 방패)를 출시했는데 하루 50~60세트(개당 7000원)가 꾸준히 판매된다고 한다.
두산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야간 경기 때 엘이디(LED) 팔찌인 팬라이트를 이용한 화려한 단체응원으로 눈길을 끌었다. 팬라이트는 손에 착용만 하고 있어도 라디오 주파수를 통해 다 함께 같은 색을 연출할 수 있다. 개당 가격이 2만50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인데도 하루 판매량은 200개 안팎(주말 300개)에 이르고 있다.
막내 구단 케이티는 특별한 의미의 양말인형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판매한다. 서울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이 손수 만든 양말인형에 야구단 캐릭터를 입혀 열쇠고리 등으로 만든 것이다. 케이티 관계자는 “아직 판매 초기라서 많이 팔리지는 않고 있지만 좋은 일에 쓰이는 상품이라 관심을 갖는 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야구 마케팅 상품 시장은 1990년대에 비해 20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승영 두산 사장은 “상품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정체가 될 것 같은데 롯데가 도라에몽과 협업한 것처럼 인기 캐릭터와 연계된 콜라보 제품 등 새로운 아이템을 계속적으로 개발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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