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데뷔 뒤 지난해까지 친 통산 홈런이 고작 2개. ‘될 성 부른 떡잎’ 으로 평가받았으나 잠실야구장에서 그의 거포 본능은 터지지 않았다. 자리 경쟁 또한 너무 치열했다. 작년까지 36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자유계약(FA)선수로 엘지(LG) 트윈스로 이적한 정상호에 대한 보상선수로 에스케이가 그를 지명하면서 그는 확 달라졌다. 에스케이 유니폼을 입고 올해 55경기에서 기록한 홈런 수만 17개. 그 중 11개를 6월에 터뜨렸다. 기 죽었던 쌍둥이(트윈스)는 비룡(와이번스)으로 변신하면서 감춰왔던 날개를 활짝 폈다. 2016 케이비오(KBO)리그 6월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최승준(28) 얘기다.
최승준은 케이비오 출입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표 28표 중 17표(60.7%)를 얻으며 10표를 획득한 ‘노히트 노런의 사나이’ 마이클 보우덴(두산)을 제쳤다. 생애 첫 영광이다. 최승준은 6월28일 수원 케이티전에서 개인 통산 최초로 3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는 등 최정과 함께 팀 내 홈런 공동 1위이자 리그 전체 홈런 공동 4위를 달리고 있다. 팀 동료 정의윤과 함께 속칭 ‘탈 엘지 효과’(LG에서 이적한 뒤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것)의 전형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306, 17홈런 37타점.
최승준은 구단을 통해 “6월 한 달이 내게는 참 꿈만 같았다. 이제는 지금의 내 모습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더 좋은 모습 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6월 월간 엠브이피(MVP) 최승준에게는 상금 200만원이 수여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