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전준우(오른쪽)가 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기아전에서 2회초 3점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면서 3루 최만호 주루코치와 손바닥을 마주치고 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어제의 동지들이 오늘 적이 돼서 만났다.
안치홍(KIA)과 전준우·신본기(이상 롯데)가 경찰청 제대 하루 만인 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났다. 안치홍은 기아의 2루수로 돌아왔고, 전준우와 신본기는 롯데의 중견수와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안치홍, 전준우, 신본기는 경찰청에서 한솥밥을 먹으면서 경찰청을 6년 연속 퓨처스(2군) 북부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이고 있는 기아와 롯데는 이들 예비역의 복귀가 팀의 활력소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4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기아는 안치홍이 복귀하면서 더욱 탄탄한 선수층을 갖추게 됐다. 특히 안치홍은 군 입대 전 타격·주루·수비 모두에서 팀의 중심선수였다. 롯데는 최근 주전의 부상으로 5위권에서 멀어지고 있었으나 이날 선발 출장한 전준우·신본기뿐 아니라 김사훈도 1군에 복귀하면서 막판 힘을 얻었다. 롯데는 주전포수 강민호가 부상으로 포수 출장이 불가능한데다 백업포수 안중열도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또 외국인 타자 맥스웰도 손가락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다.
이날 복귀전에서는 전준우가 가장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맥스웰이 이탈한 중견수 자리를 맡은 전준우는 이날 첫 경기 첫 타석에서 3점 홈런을 터뜨려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0-2로 뒤진 2회초 무사 1·2루에서 기아의 선발 김윤동의 초구를 밀어쳐 담장을 넘겼다. 단숨에 3-2로 승부를 뒤집는 3점 홈런이었다. 이날 롯데 선수 중 유일하게 타점을 올리며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전준우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도 88경기에 출장해 타율 0.369, 16홈런의 빼어난 기록을 남겼다. 유격수로 출전한 신본기는 이날 안타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기아 안치홍이 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롯데전 타석에서 공을 때린 뒤 힘차게 1루로 달려가고 있다. 사진 기아 타이거즈 제공
기아는 안치홍이 복귀하자 곧바로 2루수 겸 1번타자로 선발 출장시켜 팀 공격의 선봉을 맡겼다. 그동안 기아 2루수는 최근 뜨거운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서동욱이 맡고 있었으나 안치홍은 입대 전 6시즌 동안 기아의 붙박이 내야수였다. 안치홍은 비록 안타는 뽑아내지 못했지만 2개의 볼넷을 골라내며 1군 무대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치홍은 퓨처스리그에서 올해 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428, 7홈런을 기록했다.
기아는 2회 전준우의 홈런으로 역전을 허용했지만 4회 우익수로 보직을 바꾼 서동욱이 1점 홈런을 터뜨려 3-3 동점을 만들었다. 기아는 6회 1사 이후에도 김주찬의 3루타와 이범호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해 4-3으로 뒤집은 뒤 8회말부터 임창용을 투입해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4-3으로 승리해 전날의 패배를 되갚았다. 6회 3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진우가 시즌 첫승을 거뒀고, 임창용은 9세이브(1승3패)째를 기록했다.
전날 경찰청에서 제대한 두산 베어스 홍상삼은 4일 삼성전에서 세이브를 올렸다.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전준우, 안치홍 등과 함께 경찰청을 제대한 두산의 투수 홍상삼도 이날 1군 복귀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홍상삼은 7-5로 앞서던 8회 선발 유희관에 이어 등판해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복귀 첫 경기에서 세이브를 올렸다. 두산은 류지혁·양의지·오재일·박건우 등의 홈런포를 앞세워 삼성을 7-5로 꺾었다. 고척 스카이돔에서는 넥센이 한화를 7-5로 꺾었다. 케이티는 엘지에 4-3 끝내기 승리. 에스케이 김광현은 엔씨전 6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4년 연속 10승(7패) 고지를 밟았다.
한편 프로야구는 이날 역대 3번째이자 2년 연속으로 700만 관중을 넘어섰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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