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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WBC 대표팀 선발, 뭣이 중헌디

등록 2016-09-09 12:14수정 2016-09-09 12:35

〔맛있는야구〕 오승환, 니퍼트 대표팀 발탁 논란을 바라보며
2013 세계야구클래식(WBC) 때 한국 대표팀 모습. 연합뉴스
2013 세계야구클래식(WBC) 때 한국 대표팀 모습. 연합뉴스
2017 세계야구클래식(WBC) 참가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첫걸음으로 김인식 감독이 1회, 2회 대회에 이어 4회 대회 때도 사령탑을 맡게 됐다. 작년 말 열린 초대 프리미어12 대회에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하면서 예상됐던 시나리오다. 내심 2018 자카르타아시안게임, 더 나아가 2020 도쿄올림픽에 대비해 젊은 감독이 선임됐으면 싶기도 했다. 2017 WBC에서 성적을 내는 것보다 2020 도쿄올림픽을 위한 사전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경험이 명장을 만든다고 대표팀 사령탑 경력이 없는 지도자들에게 WBC는 ‘예비 시험 무대’가 될 수도 있었을 터다. 하지만 이미 결정은 내려졌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김인식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부임 기자회견 때부터 ‘오승환 카드’를 꺼내들었다. 2017 WBC에서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오승환 발탁이 절실하다”고 했다. 선수 선임은 오롯이 감독의 고유권한이기때문에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누구인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하는 그의 실력은 인정하나 대표팀 발탁은 다른 문제다. 더군다나 그는 아직 해외 원정도박으로 인한 출장정지(72경기) 징계를 단 한 경기도 이행하지 않았다. 대표팀 발탁을 통해 오승환에게 ‘속죄’의 기회를 준다는 것 또한 어불성설이다. 원칙까지 뒤집으면서 왜 그래야만 하는가. 오승환이 대표팀 출전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지도 않은 상황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먼저 나서서 오승환에게 ‘구애’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 우스꽝스럽다.

오승환에 이어 전날(8일)에는 현재 다승 1위(19승)를 달리고 있는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두산)의 대표팀 발탁 가능성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니퍼트는 지난해 한국 여성과 재혼해 영주권 획득이 가능하고 영주권이 있으면 WBC 대표팀 승선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대표팀 선발에 있어 우완 투수의 부재를 절실히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A급 투수의 부재 문제는 우완투수 뿐만이 아니다. 좌완투수 또한 아직까지 김광현(SK), 양현종(KIA)의 어깨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 2009 WBC에서 정체된 느낌이다. 국제 무대에서도 통할 신진급 투수의 육성이 시급한 상황에서 당장의 성적을 위해 주먹구구식으로 현재 실력 위주로 대표팀을 꾸리겠다는 말인가.

원칙이 없는 조직은 결국 안으로 곪게 된다. 실력 위주로 모든 게 결정되면 형평성에 금이 가고, 형평성 결여는 곧 도덕적 해이를 낳는다. 또한 근시안적으로 현안을 바라보면 미래는 더욱 뒤틀리게 된다. 보다 멀리 내다보는 원칙을 정하고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더군다나 세상은 변하고 있다. ‘성적’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한 1등’보다는 ‘노력과 땀이 있는 꼴등’을 더 응원한다.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800만 관중 돌파를 앞둔 프로야구가 보여줘야 할 모습이 무엇인지 야구위는 2017 WBC 대표팀 선발에 앞서 진지하게 고민해보길 바란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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