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 트윈스 선수들이 17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케이비오(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넥센 히어로즈에 5-4로 승리한 뒤 ‘신바람 나는 가을야구는 계속됩니다’라는 펼침막을 들고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을의 쌍둥이(LG)들은 강했다. 와일드카드를 뚫었고, 준플레이오프마저 삼켰다. 고무적인 사실은 큰 출혈 없이 정규리그 2위 엔씨(NC)가 기다리는 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랐다는 점이다. 기록이 증명한다.
엘지는 이번 포스트시즌 6경기(와일드카드 2경기,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팀타율 0.254를 보였다. 득점권타율은 0.264. 와일드카드 때 0.133에 머물렀으나 준플레이오프 때는 0.316으로 뛰었다. 경기를 치를수록 타선의 집중력이 살아나는 모양새다.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오지환이 6경기 타율 0.444(18타수 8안타)로 신바람 타선을 이끌었고, 베테랑 박용택이 0.409(22타수 9안타)로 쌍끌이 역할을 했다.
창보다는 방패가 더 강했다. 엘지 투수들은 6경기 동안 평균자책 2.04로 철벽방어를 했다. 피안타율은 0.206. 선발과 불펜진의 균형감이 좋았다. 데이비드 허프, 류제국, 헨리 소사, 우규민이 차례대로 등판해 6경기 중 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남은 2경기에서는 불펜진의 잠금이 좋았다. 엘지의 6경기 불펜 평균자책은 0점대(0.46)를 자랑한다. 보통 가을야구 6경기를 치르면 불펜진의 과부하가 생기는데 엘지는 정찬헌(4⅓이닝 무실점), 김지용(3이닝 무실점)만이 3경기에 등판했을 뿐이다. 불펜진이 체력을 비축하고 플레이오프에 올랐다는 얘기다. 그동안 부진을 겪던 베테랑 봉중근, 이동현이 투구 밸런스를 찾은 것도 천군만마다.
양상문 엘지 감독은 “시즌을 통해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고 후반기 막판부터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며 “우리가 추구하는 야구를 포스트시즌에서 하고 있다”고 했다. “선수들이 경기 흐름을 스스로 읽고 있다”고도 했다.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뼈아픈 실책(오지환)이 나오기도 했으나 성장통을 겪어가면서 ‘완성형 가을야구’로 가고 있는 쌍둥이 군단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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