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용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이 30일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 선거에서 회장으로 선출돼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암적 존재인 파벌이 기생하지 않도록 협회를 철저하게 개혁하겠다.” 김응용(75)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이 아마추어·생활체육 야구, 소프트볼을 총괄하는 통합 단체의 새 수장에 올랐다. 김 전 감독은 3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 선거에서 선거인단 144명 중 127명이 참가한 가운데 85표를 얻어 이계안(64) 2·1연구소 이사장을 44표 차이로 제치고 초대 회장에 당선됐다. 야구 선수와 감독, 프런트 등을 두루 거치며 신망을 쌓은 김 신임 회장은 그동안 정·재계 출신 회장들에 대한 야구인들의 불신 등에 힘입어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다.
김 신임 회장은 프로야구 출범 이듬해인 1983년 해태 타이거즈 사령탑에 오른 뒤 2014년까지 삼성과 한화 감독 등을 역임하며 국내 최다승 감독, 한국시리즈 최다(10회)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야구인 최초로 사장(삼성 라이온즈)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지도자 은퇴식을 치른 김 회장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한국야구의 미래를 바로 세우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4년 동안 통합 단체를 이끌며 오랜 내홍으로 흐트러진 아마야구를 추슬러야 한다.
김응용 회장은 당선 직후 “나는 현역으로 뛸 때도 한다면 하는 사람이었다. 협회를 새로 뜯어고치겠다”고 강조하고, 2020 도쿄올림픽과 관련해서도 “일본처럼 우리도 빨리 상비군 제도를 활성화하고, 코치진을 빨리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기금 운용의 투명성 확보 방안에 대해 “인재를 적재적소에 써서 잘 관리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본다”고 대답했다.
김 회장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통합단체 연간 운영비(약 15억원)와 시·도협회 연맹체 및 야구발전지원기금(5억원) 등 총 20억원을 책임지고 확보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고교팀 100개와 대학팀 40개, 야구와 소프트볼 전용구장을 확보하고 여자야구 인프라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