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비시스포츠플러스> 메이저리그 야구 해설자들이 지난달 3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MBC드림센터 스튜디오에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재우, 김형준, 이종률, 김선우 해설위원.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017 메이저리그(MLB)가 3일 개막한다. 류현진(LA 다저스)이 8일(한국시각) 콜로라도 로키스 전에 시즌 첫 등판하고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2017시즌은 어떨까.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은 언제 메이저리그로 올라올까. 송재우, 김선우, 김형준, 이종률 <엠비시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들의
메이저리거 전망을 들어봤다.
#2년 만의 풀타임 선발 도전, 류현진
이종률=그동안 어깨 수술 이후 컴백한 선수들이 다 성공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대도 큰 만큼 걱정도 있다. 4년 전 화끈했던 모습을 기대하긴 힘들겠지만 시범경기 동안 잘 던졌으니까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김선우=2년 재활을 했으니까 본인이 욕심이 많을 수밖에 없는 시즌이다. 구단이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면서 투구관리를 해줘야 한다. 볼 시속이 떨어질 때는 쉬게 해주고. 다저스가 투수 시스템대로 류현진이 힘들다면 한 타임 쉬게 해줄 수도 있어야 한다.
김형준=2013년 류현진은 국내 리그 때와 비슷했고 2014년에는 체인지업이 안 되니까 슬라이더를 갖고 했는데 결국 그러다가 누적된 부상이 커진 점도 있다. 스프링캠프 모습 보니까 류현진의 모습이 2013년 같다. 체인지업 감도 좋다. 한 가지 포인트는 훌리오 유리아스의 활용도인데, 포스트시즌 때 일찌감치 정해둔 클레이튼 커쇼, 마에다 겐타, 리치 힐에 이어 유리아스를 쓰려고 아껴둔 느낌이다.
송재우=처음 4선발 발표 났을 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5선발로 가는 게 맞다. 2년 공백기가 있어서 등판 간격을 조절해줘야만 한다. 개인적으로는 적으면 20경기, 많으면 25경기만 나와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김형준=25경기를 기준으로 다저스 전력이 좋기 때문에 풀 타임을 뛴다면 올 시즌 두 자릿수 승리는 가능할 것 같다. 평균자책은 3점대만 해주면 대성공이다. 시즌 마무리가 제일 중요할 것 같다. 중간에 쉬는 타임이 있더라도 건강하게 시즌을 끝내야 한다.
이종률=시즌 9승~10승 정도는 하지 않을까. 3점 후반에서 4점 초반. 서부지구 팀들도 전력이 세진 것 같고. 성적만 보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겠지만 그 정도만 나와도 성공적이다.
송재우=류현진이 꾸준하면 로테이션에 뺄 일은 없을 것이다. 최대 10승 정도 예상한다. 평균자책은 3점대 후반 정도 될 듯하다. 장타 허용은 늘어날 것 같다. 메이저리그에서 구속 2~3마일 차이는 굉장히 크기 때문에 구속이 떨어지면 바로 장타를 맞을 것이다.
김선우=10승은 할 것 같다. 평균자책점도 3.2 정도로 본다. 같은 투수로서 류현진은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 류현진은 경기를 풀어갈 줄 아는 투수다.
송재우=지금 팀 최대 유망주 유리아스가 있기 때문에 류현진으로 쭉 가다가 유리아스를 올려서 대체할 수도 있다. 그러다가 류현진이 그동안 포스트시즌에서 잘 했으니 포스트시즌에 다시 류현진을 쓸 계획을 세웠을 수 있다.
#MLB 최고 마무리 노리는 오승환
송재우=오승환은 기본적으로 35세이브 이상 갈 것 같다. 37~38세이브가 가능하다. 평균 자책점은 2점대 중후반 나오면 괜찮을 것 같다. 예전에는 속구와 슬라이더였는데 세계야구클래식(WBC) 때 보니 체인지업을 더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종률=30~35세이브가 나오지 않을까. 작년에 잘했으니까 팀 대접도 달라졌고 본인이 자신감이 있고 여유도 있다.
김형준=세인트루이스가 기본적으로 시즌 90승을 하는 팀이다. 세인트루이스 주전 마무리면 기본 30세이브는 하고 40세이브 이상도 가능하지 않을까. 결국 셋업맨이 중요하다. 작년에 셋업맨이 못 미더워서 오승환을 8회 무사 만루에서 쓰기도 했다.
김선우=기본적으로 세인트루이스가 타이트한 경기를 많이 한다. 트레버 로젠탈이 핵심이라고 본다. 오승환 앞에서 우완 셋업맨 역할을 잘 해줘야 한다. 8회 주자 있는 상황에 오승환을 일찍 올리는 등의 상황이 올해도 자주 생겨서는 안 된다.
#2017시즌 뒤 재계약하는 김현수
김형준=작년에 타율과 출루율이 좋아서 거기서 더 높아지긴 어렵다. 현재로서는 장타를 더 쳐야 한다. 타율 0.290, 12홈런 정도로 기록하지 않을까. 다만 작년에 내야 안타가 많았는데 그게 김현수의 능력인지, 아니면 운이 따랐던 건지는 봐야겠다. 상대팀도 전략을 짤 테니까.
송재우=김현수는 홈런 20~30개는 안되더라도 타율 0.280~0.290은 충분히 칠 수 있는 타자라고 본다. 메이저리그에서 바라보는 김현수는 좌익수 자리이고 수비나 주루는 평균 이하라고 본다. 올해 계약 만료의 해인만큼 홈런을 쳐줘야만 한다.
이종률=올해 일단 수비 시프트 때문에 내야 안타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올해는 2년차니까 좀 더 여유롭게 하면 조금 더 화끈한 공격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김선우=타율 0.285, 10홈런은 해야 한다고 본다. 올해는 투수들이 김현수가 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들어오기 때문에 김현수가 못 치는 쪽으로 공략할 것이다. 본인도 타율이 떨어지면 반대로 올라가는 지표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홈런이어야 한다.
#벤치 리더여야 하는 추신수
송재우=자기 타율보다 출루율이 1할 이상 나오는 게 장점인 선수다. 지명타자로 나올 수도 있는데 처음에는 적응이 힘들 수도 있다. 타율 0.275 정도는 칠 것이다.
김형준=타율 0.280, 15홈런 이상은 할 것 같다. 2번 타순이다 보니 80타점 정도로 늘어나지 않을까.
송재우=추신수가 결국 1번 타순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카를로스 고메즈가 출루율이 워낙 떨어지는 선수여서 시즌 내내 1번 타순으로 계속 갈 것이란 생각은 안 든다.
김선우=올해는 지명타자니까 타율 0.280, 23홈런 정도 쳐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껏 하지 않았던 포지션이기 때문에 혼동도 올 수 있다. 제프 배니스터 감독이 어떤 생각으로 추신수를 쓰는지가 더 중요하다. 2번 배치했다가 1번 배치하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 추신수는 애드리안 벨트레와 함께 텍사스의 더그아웃 리더다. 2년 연속 지구 우승팀인 텍사스는 가장 중요한게 팀 케미인데, 결국 배니스터 감독이 고참들을 잘 다독여야 한다.
김형준=추신수는 1번으로 나오면 출루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장타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웠다. 2번으로 뛰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출루, 장타가 다 되는 선수다.
이종률=옛날처럼 20개 도루를 할 것도 아니고 홈런을 더 많이 쳤으면 좋겠다. 배니스터 감독과의 호흡도 중요하다.
김선우=출루율이 좋은 선수들은 개인보다 팀을 위해서 한다. 추신수가 이제는 본인을 위해 즐기면서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본인의 기록을 뛰어넘는 것도 보여줘야 한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하는 박병호
김형준=선수 사기 차원 등을 고려해 박병호를 메이저리그에서 쓰는 게 맞았다고 본다.
송재우=미네소타가 작년에 출발이 안 좋았고 마운드도 특별히 나아졌다고 볼 수 없다. 폴 몰리터 감독은 팀 전체를 봐야하니까 투수를 13명 끌고 간다는 쪽으로 보면 할 말이 없다. 다른 야수를 개막 엔트리에 넣었다면 정말 충격일 텐데 몰리터 감독이니까 조금 이해한다.
김형준=몰리터가 투수를 한 명 더 쓰고 싶다는 인상이 강하다. 단장 쪽보다 감독의 의지라고 봐야한다. 단기적인 것이라고 이야기했기 때문에 믿고 갈 수밖에 없다. 결국 박병호는 야수 쪽으로 보면 13번째 자리였던 것이다. 투수를 하나 늘렸을 때 빠질 수 있는 자리.
송재우=아메리칸리그는 방망이 무게감 있는 선수로 지명타자로 갈 수 밖에 없다. 그 자리가 주는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박병호가 돌아올 수 밖에 없다.
김선우=박병호가 캠프 때 치는 것을 보니 홈런 30개, 타율 0.265가 가능할 것 같다. 빨리 리그로 돌아와야 한다.
김형준=풀타임 때 홈런 32개로 생각했다. 언제 돌아오느냐가 중요한데 그래도 30홈런은 사수해줬으면 한다. 타율은 0.265 정도로 본다.
이종률=아마 조만간 올라오지 않을까. 타율을 0.270 정도로 본다면 홈런은 26~28개 정도로 본다.
송재우=타율 0.260, 홈런 28개. 타율은 조금 더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메이저리그 눈도장 찍은 황재균
김선우=황재균은 너무 잘하고 있다.
송재우=황재균에 대해 처음에는 부정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언제든지 메이저리그에 바로 올릴 수 있는 상태다.
김선우=난 황재균이 된다고 생각했다. 브루스 보치 감독이 이 정도로 현지 언론에 황재균을 언급하게 만든 것 자체가 센세이션한 것이다. 즉시 투입 1, 2후보에 올린 것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다. 보치 감독은 주전이면 주전, 비주전이면 비주전을 정해놓고 본인의 생각으로 하는 감독인데 황재균을 올리려 한다는 것은 본인이 그 많은 룰을 깨고 하는 것이다. 이 정도로 선수에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
이종률=샌프란시스코가 황재균과 그냥 계약한 것은 아닐 것이다. 황재균을 통해 정말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국내 선수들이 황재균같은 마음가짐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해야 한다.
#우승팀은 역시 컵스?
김형준=작년에 이어 올해도 컵스.
김선우=컵스가 플레이오프(디비전시리즈 혹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다저스나 샌프란시스코를 넘을 수 있을까 의문이다. 플레이오프에서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를 이길 확률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확률보다 낮다. 월드시리즈에 올라간다면 우승할 것 같은데 그 전에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를 이길 수 있는지가 문제다.
송재우=컵스는 지난해와 변한 게 없다. 전력 그대로 간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다. 무서울 게 없다. 분위기도 탔다.
이종률=클리블랜드. 막연한 건데 변수가 부상인 것 같다. 컵스는 부상자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은데 클리블랜드는 아니다.
송재우=작년 월드시리즈(컵스-클리블랜드)가 재연될 수도 있을 듯하다.
김양희 권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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