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가 ’이대호 효과’로 4년 만에 선두로 올라섰다. 사진은 지난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LG를 상대로 승리한 이대호 등 롯데 선수들이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봄이 뜨겁다.
롯데는 최근 3연승을 달리며 7승2패로 케이티(kt)와 함께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무려 1460일, 딱 4년 만이다.
롯데를 뜨겁게 만든 주인공은 ‘돌아온’ 이대호(35)다. 일본과 미국 야구를 경험하고 5년 만에 복귀한 이대호에게 케이비오(KBO)리그는 좁다. 그는 9경기에서 32타수 15안타로 타율 1위(0.469), 출루율 1위(0.553), 장타율 4위(0.781), 홈런 공동 4위(3개)를 기록중이다.
‘이대호 효과’는 다른 타자들에게도 전이됐고, 롯데는 화끈한 공격 팀으로 변했다. 롯데는 11일까지 팀 홈런 1위(18개), 팀 득점 1위(62득점), 팀타율 2위(0.295)다. 특히 경기당 평균 2개씩 터지고 있는 팀 홈런은 전체(76개)의 24%에 이른다. 홈런은 전준우가 4개, 이대호와 강민호가 3개씩, 최준석과 앤디 번즈가 2개씩이고, 지난 8일 엘지(LG)전에서 끝내기 투런홈런을 친 오승택을 비롯해 이우민, 정훈, 신본기 등 4명이 더 손맛을 봤다. 3할 타자도 이대호를 비롯해 전준우(0.371), 번즈(0.314), 강민호(0.304) 등 4명이나 된다.
타점 1위(11개)를 달리는 등 시즌 초반 무서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전준우가 왼옆구리 근육 파열로 재활까지 4주 진단을 받고 11일 경기에 빠졌지만 손아섭이 대신 리드오프로 나서 5타수 3안타로 활약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김원중(24살·1승·평균자책점 0.82)과 박세웅(22살·2승·평균자책점 1.50), 불펜 박시영(28살·2홀드·평균자책점 4.50) 등 젊은 투수들이 돋보인다.
‘이대호 효과’는 ‘지역 라이벌’ 엔씨(NC) 징크스도 깼다. 지난해 1승 15패로 극심한 열세였던 엔씨와의 개막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가져갔고, 엔씨전 15연패 늪에서도 빠져나왔다. 홈 관중이 36%나 늘어난 것도 이대호의 힘이 크다. 부산 갈매기의 상승세와 이대호 덕분에 실로 오랜만에 ‘구도’ 부산이 들썩이고 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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