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매니 마차도가 4일(한국시각)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1회 타석을 앞두고 있다. 보스턴/AFP 연합뉴스
한 주자의 무리한 슬라이딩의 여파로 메이저리그가 2주째 몸살을 앓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2일(한국시각) 미국 볼티모어 캠던 야드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시즌 첫 대결에서 시작됐다. 볼티모어가 2-0으로 앞서던 8회 1루 주자 매니 마차도가 더블플레이를 피하기 위해 2루로 슬라이딩하면서 보스턴 2루수 더스틴 페드로이아가 종아리 부상을 당했다. 페드로이아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마차도도 문자로 사과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페드로이아는 부상 여파로 5경기나 출전하지 못했다.
24일 보스턴이 6점차로 앞서던 8회 보스턴 투수 맷 반스는 마차도에게 머리 쪽으로 위협구를 던졌다. 공은 방망이에 맞았지만 반스는 퇴장당했다. 지난 2일 이번에는 보스턴에서 두 팀이 맞붙었다. 볼티모어 선발 딜런 번디가 6회 보스턴의 무키 베츠를 맞혔다. 3일에는 보스턴 선발 크리스 세일이 1회 마차도의 무릎을 향해 강속구를 던져 경고를 받았다.
급기야는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가 나섰다. 양 팀 감독·단장 등과 함께 전화 회담을 열어 중단하지 않으면 징계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4일 많은 관심 속에 치러진 두 팀의 경기에서는 심판진도 과민반응을 보였다. 2회 볼티모어 선발 케빈 가우스먼의 공이 보스턴의 선두타자 산더르 보하르츠의 엉덩이를 맞히자 샘 홀브룩 주심은 경고도 없이 가우스먼을 퇴장시켰다. 벅 쇼월터 감독이 나서 고의성이 없고 공의 구질도 123㎞ 슬라이더였다고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5회초에는 2번 타자 애덤 존스가 삼진을 당한 뒤 불만을 토로하자 다시 퇴장 명령을 내렸다. 결국 선발투수와 중심 타자를 잃은 볼티모어는 보스턴에 2-4로 졌다. 김현수는 4경기 만에 9회초 대타로 나섰지만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