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1. 다음은 프로야구 선수들(또는 감독)의 별명입니다. 누구인지 맞춰 보세요.
①우리차 ②로맥아더 ③금강불괴 ④람보르미니 ⑤유희왕 ⑥눕동 ⑦딸기 ⑧빤스 ⑨동미니칸 ⑩백쇼 ⑪니느님 ⑫왕거지 ⑬희나리 ⑭무한준 ⑮참치
정답을 10명 이상 맞혔다면 프로야구 ‘마니아’임을 인정한다. ‘국민타자’(이승엽), ‘양신’(양준혁), ‘바람의 아들’(이종범), ‘야생마’(이상훈), ‘조선의 4번 타자’(이대호), ‘돌부처’(오승환) 등 비교적 익숙한 별명에 더 나아가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별별 이색 별명들이 몇 년 사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
우리차’는 차우찬(LG)을 지칭한다. 지난 겨울 자유계약(FA)시장에서 그를 영입하기 위해 원 소속팀 삼성과 엘지가 맞붙었는데 경쟁 끝에 엘지가 승자가 되면서 엘지팬들은 ‘우리 차우찬’이라고 주장할 수 있게 됐다. ‘
로맥아더’는 짐작대로 엄청난 파워를 자랑 중인 에스케이 대체 외국인타자 로맥을 일컫는다. 에스케이 연고지가 인천임을 고려해 인천상륙작전을 폈던 맥아더 장군에서 착안됐다.
큰 부상없이 꾸준하게 경기에 출전해온 ‘금강불괴’ 최형우. 기아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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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불괴’는 최형우(KIA)다. 신인왕에 올랐던 2008년 이후 한 시즌도 거르지 않고 꾸준하게 110경기 이상을 소화한 데 따른 별명으로, 금강불괴(아주 견고해서 좀처럼 깨지지 아니함)처럼 몸이 튼튼하다는 뜻이다. 최형우는 금강불괴 외에도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
국밥집 사장’이라고도 불리는데 부진했을 때는 ‘4번 타자임에도 득점 찬스를 국밥처럼 말아먹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기아 이적 뒤에는 결정적 상황에서 호쾌하게 방망이를 휘둘러 ‘국밥집 폐업’이라는 말이 종종 들린다.
‘람보르미니’는 ‘람보르기니+박해민(삼성)’을 줄인 말이다. 스포츠카(람보르기니)처럼 빠르다는 의미다. ‘유희왕’은 평소 유쾌한 이미지를 자랑하는 유희관, ‘빤스’는 슈퍼맨 같은 능력치를 뽐내는 에반스(이상 두산)를 칭하는데 둘 모두 이름에서 차용됐다. ‘동미니칸’은 12일 현재 홈런 1위(20개)를 달리고 있는 한동민(SK)이 도미니카 선수처럼 엄청난 파워를 뽐낸다는 뜻에서, ‘니느님’은 ‘니퍼트(두산)+하느님’의 줄임말로 마운드 위에서 니퍼트의 독보적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뜻으로 지어졌다. ‘백쇼’는 ‘백정현(삼성)+커쇼(LA 다저스)’를 줄인 말이다.
빠르고 옹골찬 ‘람보르미니’ 박해민(삼성). 삼성 라이온즈 제공
2년 전까지 마산야구장 다이노스 카페에서는 ‘이재학’이라는 메뉴를 주문하면 딸기쥬스가 나왔다. 엔씨 투수 이재학의 별명이 ‘
딸기’이기 때문이다. 투구수가 많아지면 이재학의 볼이 빨개지는 데 빗대 만들어진 별명이다. 아쉽게도 현재 ‘이재학’ 메뉴는 사라지고 ‘민우에게 바나나’라는 메뉴가 새롭게 생겼다. 박민우가 바나나 우유를 좋아하는 데 따른 것이다. ‘
왕거지’는 같은 팀 포수 김태군을 지칭한다. 김태군이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투수는 귀족, 외야수는 상인, 내야수는 노비, 포수는 거지”라는 표현을 썼었기 때문이다.
엔씨 구창모의 별명은 동명의 가수 이름 때문에 ‘
희나리’, 넥센 박동원 역시 이름(동원) 때문에 별명이 ‘
참치’다. 케이티 유한준은 ‘실력은 무한’이라는 팬들의 열망이 반영돼 ‘
무한준’으로도 불린다. 그렇다면 ‘
눕동(님)’은 누구일까. 바로 기아 김기태 감독이다. 김기태 감독이 2년 전 심판 판정에 항의하면서 그라운드 위에 누웠던 데서 따온 별명이다. ‘눕다’와 ‘감독님’(발음상 감동님)을 줄인 것으로 보면 된다. 에스케이 팬들이 힐만 감독을 ‘
힐동’으로 부르는 이치와 같다.
2015년 4월15일 잠실 엘지전에서 쓰리(3)피트 판정에 항의하며 그라운드에 누워버린 김기태 기아 감독. 이후 ‘눕동’, ‘눕기태’라는 별명이 생겼다. 스카이스포츠 화면 갈무리
이밖에도 최정(SK)은 유난히 공을 많이 맞는다고 해서 ‘
마그넷 정’, 홈런군단 팀을 이끈다고 해서 ‘
홈런공장 공장장’으로도 불린다. 엘지 유격수 오지환은 어이없는 실책, 혹은 극적인 플레이 등으로 경기를 지배한다고 해서 ‘
오지배’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팀을 묶어 한꺼번에 부르기도 하는데 올해는 ‘
SNS 동맹’이 새롭게 생겼다. 개막 직후 삼성(S), 넥센(N), 에스케이(S)가 함께 연패에 빠지는 등 동반 부진한 데 따른 것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등 수많은 야구 명언을 남긴 요기 베라도 실제 이름은 로렌스 피터 베라이다.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보비 호프만이 베라의 행동들이 요가 자세의 힌두교 수행자처럼 보여 ‘요기’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고 지금은 ‘
요기 베라’로 더 많이 불린다. 안성맞춤의 별명처럼 팬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것도 없는 듯하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