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마친 뒤 은퇴하는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11일부터 대전구장을 시작으로 은퇴 투어에 들어간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는 최근 전설적인 선수들의 ‘은퇴 투어’가 문화로 자리잡았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3루수 치퍼 존스(2012년), 뉴욕 양키스의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2013년)와 유격수 데릭 지터(2014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외야수 데이비드 오티즈(2016년)가 상대팀과의 마지막 방문경기마다 특별한 대우를 받았다. 상대팀이 준비한 선물도 관심사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리베라의 컷패스트볼(커터)을 치다가 부러진 방망이로 만든 흔들의자를 선사했고,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지역 명물인 카우보이모자와 부츠에 지터의 등번호 2번을 새겨 선물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은퇴 투어’가 열린다. 주인공은 ‘국민타자’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이다. 11일 대전 한화전이 시작이다. 한화 구단이 고심 끝에 결정한 은퇴 선물도 궁금하다. 18일 수원(kt), 23일 고척(넥센), 9월1일 문학(SK), 3일 잠실(두산), 8일 사직(롯데), 10일 광주(KIA), 15일 마산(NC)으로 이어진다. 엘지(LG) 트윈스와는 비로 연기된 방문경기가 있어 나중에 편성된다.
뉴욕 양키스의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는 2013년 ‘은퇴 투어’ 때 미네소타 트윈스 구단으로부터 자신의 커터를 치다가 부러진 방망이로 만든 흔들의자를 선물로 받았다. 미국프로야구(MLB) 누리집
삼성은 8일까지 106경기를 치렀다. 이제 이승엽을 그라운드에서 볼 기회는 38경기뿐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첫 은퇴 투어 주인공이 실력과 인품을 인정받은 이승엽이기에 흥행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방문경기에서 화려한 행사를 하는 것은 홈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행사를 최소화해 줄 것을 부탁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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