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최윤석과 김주현(오른쪽). 한화 이글스 제공
2017 시즌 프로야구도 종착역을 향해 치닫고 있다. ‘가을야구’를 바라보는 상위 팀들은 막판 전력질주 중이고, 이에 초대받지 못한 하위 팀들은 시즌을 정리할 때다. 1군 무대를 꿈꿔왔던 후보 선수들에게 기회의 장이 넓어지는 때이기도 하다.
특히 8위 한화를 비롯해 삼성과 케이티 등 하위 팀들은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돼 팬들의 관심은 멀어졌지만 1군 진입을 노리는 후보군의 물밑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경기 수는 20여 경기에 불과하지만 이들에겐 가장 귀중한 시간일 수 있다. 반면 순위 다툼이 한창인 상위 팀들은 경험 많은 선수들을 선호해 후보들에게 돌아갈 기회가 부족하다. 새 얼굴들이 가장 많이 눈에 띄는 팀은 일찌감치 체질 개선에 나선 한화다. 한화는 올해 김태균·정근우 등 주전들이 잇단 부상에 시달리며 오선진(28)과 김원석(27) 등이 이미 선발 출장하고 있고, 9월 들어서면서 최윤석(30)과 김주현(23) 등에게도 문호를 넓혔다. 2010년 에스케이에서 프로에 입단한 최윤석은 9월 시작과 함께 1군 무대에 올라서 4일을 제외하고 매 경기에 출전하며 실전감각을 키우고 있다. 4~5월에 모두 4차례만 출장 기회를 얻었던 최윤석은 9월 들어 13일 현재 1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38(21타수 5안타)을 기록하고 있다. 최윤석은 내야 수비가 뛰어나고 야구 센스가 좋은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2016년 한화의 1차 지명 선수인 김주현은 8월 중순부터 1군 무대를 밟았다.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던 그는 신체 조건이 좋고 파워를 갖춰 차세대 좌완 거포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달 9경기에서 11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다. 2010년 입단한 투수 김경태도 8월 이후 등판 횟수를 늘리며 9월에만 벌써 5차례 구원 등판했다.
삼성 최원제와 이현동(오른쪽).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은 내야수 최원제(28)와 외야수 이현동(26)이 눈에 띈다. 9월 들어 처음으로 출장 기회를 잡은 최원제는 2008년 2차 1라운드에 지명됐다. 2008년과 2009년 각각 1경기씩 출장한 뒤 8년 만에 1군 경기에 출장해 4경기에서 6타수 2안타를 기록 중이다. 2012년 2차 1라운드에 지명된 외야수 이현동 역시 6월에 5경기에만 출장한 뒤 9월에 다시 기회를 잡았다. 타율 0.250(12타수 3안타)을 기록 중이다. 최원제와 이현동은 투수로 입단해 최근 타자로 전환하며 1군 진입의 기회를 얻고 있다. 최원제는 2014년 타자로 전환했고, 이현동은 지난해 9월 타자로 전환했다. 포수 김민수(26) 역시 지난 3일 처음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케이티는 투수 박세진(20)이 9월 들어 선발 등판의 행운을 잡았다. 5월28일 두산전에서 중간계투로 나서 1이닝 동안 볼넷 2개, 1안타 1실점이 전부였던 그는 이달에는 5일과 10일 두차례 선발로 나섰다. 비록 5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김진욱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2009년 에스케이 육성군 출신 김진곤(30)은 확장 엔트리 시행과 함께 1군에 재합류해 9경기에서 0.286을 기록 중이고, 2015년 입단 선수인 정주후(22)는 7경기에 출장해 경험을 쌓고 있다.
케이티의 미래 재원들은 야구인 가족으로 유명하다. 박세진은 롯데 투수 박세웅의 친동생이고, 정주후 역시 한화 정경운의 동생이다. 또 김진곤은 매형이 롯데 1번 타자로 활약 중인 전준우다.
한편, 정규시즌 동안 팀당 최대 27명으로 한정했던 엔트리는 9월 들어서면 32명으로 확대된다. 5명이 추가되는 셈이다. 주전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시기에 맞춰 백업요원들을 확보할 수 있게 해주는 동시에 신진 선수들에게 문호를 넓혀주기 위해서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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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 김진곤과 박세진(오른쪽) 케이티 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