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LG) 트윈스 강승호가 17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 4회말 1사 2루에서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1-0으로 앞선 엘지(LG)의 4회말 공격. 1사 2루에서 강승호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정면을 향했다. 2루 주자 양석환까지 스타트를 끊었다가 더블아웃됐다. 그런데 전일수 구심은 한화 선발 알렉시 오간도의 보크를 선언했다. 강승호의 아웃은 취소됐고, 2루 주자 양석환도 다시 살아나 3루에 안착했다. 기사회생한 강승호는 오간도의 한복판 시속 144㎞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3-0으로 달아나는 시즌 4호 홈런이었다.
엘지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한화를 8-1로 완파하고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에스케이(SK)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좁혔다. 케이티(kt), 한화 등 가을야구에서 멀어진 하위팀에 3연패를 당한 충격에서도 벗어났다. 엘지 선발 헨리 소사는 8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4년 연속 시즌 10승(10패)과 함께 통산 1000이닝(1003⅔이닝)을 넘어섰다. 7위 넥센도 엔씨(NC)를 14-6으로 물리치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6위 엘지와는 1경기 차. 엔씨는 6경기 연속 두자릿수 실점(총 77실점)으로 케이비오(KBO)리그(종전 4경기) 불명예 기록을 이어갔고, 88년 묵은 메이저리그 기록과도 타이를 이뤘다. 메이저리그에선 1929년 필라델피아가 6경기 연속 두자릿수 실점했다.
대구에선 더 진기한 장면이 나왔다. 삼성 배영섭은 0-14로 크게 뒤진 2회말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3구째를 잡아당겨 왼쪽 폴 근처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심판의 홈런 수신호에 배영섭은 다이아몬드를 돌아 홈베이스를 밟았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파울로 판정이 뒤집혔다. 다시 배트를 잡은 배영섭은 파울 2개를 더 친 뒤 다시 비슷한 방향으로, 이번에는 완벽한 홈런을 날렸다. 파울홈런 뒤엔 삼진이나 범타로 물러난다는 속설을 뒤집는 홈런포였다. 두산은 1회 김재환의 만루홈런으로 4점, 2회 민병헌의 투런포 등으로 10점을 뽑아내며 삼성을 21-8로 대파했다. 김재환과 박건우는 홈런 2개씩 터뜨렸다.
선두 기아(KIA)는 나지완의 투런포와 이범호의 결승 2타점 역전타에 힘입어 케이티를 4-3으로 꺾고 우승 매직넘버를 ‘7’로 줄였다. 4위 롯데는 5위 에스케이를 9-5로 꺾고 3위 엔씨를 0.5경기 차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프로야구 17일 전적>
LG 8-1 한화(잠실) KIA 4-3 kt(광주) 두산 21-8 삼성(대구) SK 9-5 롯데(사직) 넥센 14-6 NC(마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