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프로야구가 개막한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리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에 미세먼지 ‘매우 나쁨’을 예보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요즘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미세먼지 상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생긴 현상이다. 27일 수도권에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처가 내려졌다.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도로 청소차 확대 등 미세먼지를 줄이는 긴급 조처로,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인 야외 운동인 프로야구도 미세먼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소 3시간이 넘도록 노출될 수밖에 없다. 에스케이(SK) 등 일부 구단은 관중들에게 마스크를 무료 배포하기도 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제27조)에는 “경기 개시 예정시간에 강풍·폭염·안개·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돼 있을 경우 해당 경기운영위원이 지역 기상청에 확인한 뒤 심판위원 및 경기관리인(구단)과 협의해 구장 상태에 따라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고 돼 있다. 2016년 미세먼지 관련 규정이 추가돼 경기를 취소할 수 있는 근거는 마련돼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세먼지로 경기를 취소한 사례는 없다. 한 경기운영위원은 “규정에는 심각한 미세먼지가 일정 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 경기를 중단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면서도 “몇시간씩 기다린 관중들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한번 취소 결정을 내리면 이후 경기에도 선례가 되는 만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관중과 각 구단의 사정, 텔레비전 중계 등 수많은 문제가 걸려 있기도 하다.
케이비오 관계자는 “현장에서 취소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기상청의 예보만으로 결정할 수는 없는 만큼 현장의 미세먼지와 구장 상태, 양 팀 입장 등을 폭넓게 고려해 결국 현장에서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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