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지난 주말 경기 엘지 더그아웃의 모습. 올 시즌 두산전 8전 전패를 당한 엘지 선수들의 표정이 어둡다. 엘지 트윈스 제공
프로야구 엘지(LG) 트윈스가 올 시즌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한테 철저히 눌리면서 역대 시즌 특정팀간 맞대결 최악의 성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엘지는 지난 주말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하며 올 시즌 8번의 맞대결을 모두 내줬다.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두산전 연패가 10경기까지 늘어났다. 특히 이번 3연전에서는 ‘원투펀치’ 헨리 소사와 타일러 윌슨을 내세우고도 한 경기도 잡지 못했다. 두 선발투수는 물론이고 5선발 김대현까지 호투를 펼쳤고, 팀 타선이 매경기 선취점을 뽑았지만, 모두 허무하게 역전패를 당했다. 엘지 불펜이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매 경기 막판에 무엇에 홀린 듯 두산 타자들 앞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문제는 엘지가 올 시즌 아직도 두산과 8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당장 다음주중 두산과 다시 3연전을 치른다. 엘지는 2009 시즌 기아(KIA)를 상대로 2승1무16패의 처참한 상대 전적을 기록했다. 엘지가 만약 두산과의 남은 8경기 중 3승 이상을 거두지 못한다면 9년 만에 가장 나쁜 맞전적을 기록하게 된다. 지금 분위기라면 3승도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러다간 2016 시즌 롯데가 ‘경남 라이벌’ 엔씨(NC)한테 당한 1승15패의 상대전적까지도 우려된다. 당시 롯데는 앞서도 불안했고, 반면 엔씨는 지고 있어도 느긋했다. 지금의 엘지-두산도 이런 분위기와 일치한다.
프로야구 역사상 특정팀 맞상대 전승을 기록한 적은 딱 한번 있다. 두산의 전신인 오비(OB) 베어스가 삼미 슈퍼스타스에 프로야구 원년이던 1982년 16전 전승을 기록한 바 있다. 엘지로선 상상하기도 싫은 장면이다. 엘지가 과연 두산 징크스를 털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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