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구속 150㎞.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상대의 허를 찌르는 빠른 공을 앞세워 ‘천적’ 콜로라도 로키스를 넘어섰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미국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동안 4안타 만을 허용하며 시즌 5승을 거뒀다. 삼진 5개를 잡아냈고 볼넷은 단 1개도 내주지 않았다. 8월27일 샌디에이고전 승리 이후 4경기 만에 시즌 5승(3패)이자 2014년 6월 이후 4년 만에 거둔 콜로라도전 승리였다. 통산 4승6패. 류현진은 어깨와 팔꿈치 수술로 3년 만에 돌아와 지난해 콜로라도에 4전 전패를 당했다. 2017년 콜로라도전 평균자책점이 8.64에 이를 정도로 부진했다.
평소 다양한 구질을 자랑했던 류현진은 이날 최고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위주로 승부해 콜로라도 타선에 혼동을 줬다. 속구와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 3개 구종으로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수술 이후 구속이 떨어지며 다양한 변화구로 승부했던 종전과는 딴판의 볼배합이었다. 93개 중 63개를 스트라이크에 꽂는 등 적극적인 승부로 투구수를 줄여 7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다.
류현진한테 타율 0.625, 3홈런, 7타점을 올렸던 ‘천적’ 놀런 아레나도와 3번 만나 내야안타 1개만을 내줘 자신감을 회복했다. 1회초 아레나도와의 첫 타석에서는 수비 시프트의 영향으로 내야안타를 맞았으나 4회 두번째 타석에서는 풀카운트 끝에 변화구를 승부구로 던져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6회 2사 뒤 맞대결에서는 더욱 공격적인 피칭으로 5구 만에 3루 땅볼로 처리했다.
류현진은 7회 들어 구위가 급격히 떨어지며 안타를 허용했지만 1사 1루에서 이안 데스몬드를 2루수 앞 병살타로 유도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치고 8-0으로 앞선 8회초 알렉스 우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다저스는 8-2로 승리하면서 콜로라도를 0.5경기 차로 따돌리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로 다시 올라섰다.
류현진은 경기 뒤 “오늘은 5이닝이라도 무조건 점수를 안 주자는 생각으로 던졌다”며 “7회초 공격을 막고 내려올 때는 정말 오랜만에 뭔가 해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레나도에 대해 “며칠 전부터 그 선수만 생각하고 준비했다”며 “1회 내야안타를 맞은 뒤 ‘어떻게 던져도 치는구나’ 하는 허탈감도 들었지만 세번째 타석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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