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총액 상한·등급제 FA 개악 부를 독소조항”

프로야구선수협 “법 위반 소지”
KBO 변경안에 수용불가 표명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자유계약선수(FA) 총액 80억원 상한선 등 제도 변경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선수협은 1일 “케이비오가 선수협을 제도 개선의 당사자로 인정한 점은 의미가 있지만 시행시기 문제, 독소 조항 등 여러 문제가 있어 부정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케이비오는 지난달 19일 선수협에 자유계약선수 계약총액에 상한을 두고, 등급제를 실시하며, 자유계약 취득기간을 한 시즌 단축해 올해 안에 시행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또 부상자 명단 제도를 도입하고 최저연봉 인상을 검토한다는 안도 포함됐다. 계약 상한액은 4년 총액 80억원이며, 계약금은 총액의 30%를 넘길 수 없다. 자유계약선수 등급제는 최근 3년간 구단 평균연봉 순위에 따라 3단계로 나눠 보상을 차등화하는 게 골자다.

선수협은 “제도 변경안은 시간을 가지고 논의가 이뤄져야 하지만 이를 결정하기까지 한달이 채 주어지지 않았다”며 “특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선수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번 케이비오 제안은 당장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선수협은 이어 “계약총액 상한제는 제도를 오히려 개악할 수 있는 독소조항이며,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크다”며 등급제 역시 보상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이른바 B, C급 선수가 쉽게 팀을 찾을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선수협은 그동안 취득기간 단축과 등급제, 부상자명단 제도, 최저연봉 인상 등을 주장해 왔다.

선수협은 “현재 자유계약선수 시장이 공멸의 길을 가고 있다면 선수협도 협조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실정법에 저촉되고 근본원인을 제거하지 못하고 또다른 문제점을 야기하는 파행적 제도를 만드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찬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