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신임 회장이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인터뷰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저연차, 저연봉 선수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이대호(35·롯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신임 회장이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각오를 밝혔다.
선수협은 이호준(엔시 코치) 전 회장 이후 2년 가까이 회장이 공석이었다. 많은 선수들이 회장직을 부담스러워하며 고사했기 때문이다. 선수협은 회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감대 아래 각팀 상위 연봉 3명씩 총 30명의 후보를 놓고 투표한 결과 국내 최고연봉(25억원)인 이대호가 압도적인 지지로 차기 회장에 선출됐다. 임기는 2021년 3월24일까지 2년이다.
이대호 회장은 “후배들이 뽑아줘 이 자리에 서게 됐다. 선배들이 어렵게 만들어 놓은 자리에 앉게 돼 책임감이 무겁다”며 “우리는 항상 이익보다는 팬들도 생각해야 한다. 대변인으로서, 회장으로서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대호 회장은 특히 “저연차 선수들이 최저 연봉을 받고 힘들다. 실력은 있지만 자리가 부족해 2군에서 활동하는 선수들도 있다”며 “2군 선수를 위한 자유계약선수(FA)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팬들과 소통할 시간이 많았으면 한다. 구단과 이야기해서 팬사인회 등 팬들이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대호 회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사직구장 최동원 동상 앞에서 최 선수의 모친 김정자 여사와 함께 헌화했다. 고 최동원씨는 프로야구 초창기에 선수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힘쓰며 초대 선수협 회장을 역임했다.
이 회장은 “최동원 선배님이 보여준 열정을 항상 느끼고 있다”며 “선수협 회장으로서 모든 선수들이 팬들을 위해 즐겁고 깨끗한 야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유계약선수제도 개선 등 논의에 대해서는 “전체 선수들의 의견을 모아 케이비오(KBO)와 대화하겠다. 제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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