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이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축하 꽃다발을 받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성민규 단장, 허 감독, 손아섭, 김종인 대표이사. 부산/연합뉴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새 사령탑에 오른 허문회(47) 감독이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감독 취임식과 공식 기자회견을 잇달아 참석해 새 사령탑으로서 공식 행보를 시작했다.
허 신임 감독은 계약 기간 3년, 총액 10억5천만원(계약금 3억원·연봉 2억5천만원)에 롯데 19대 사령탑에 올랐다.
허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나는 나 자신을 감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도자와 선수는 동반자”라며 “감독이라고 어려워하지 마라. 언제든 찾아와달라. 휴대전화를 통해서도 언제든 연락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뛰어난 소통능력을 갖춘 지도자라는 평가답게 허 감독은 선수단과의 소통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혔다. 그는 “소통이 잘 이뤄지고 협력이 잘 이뤄지는 팀을 만들겠다”며 “선수들에게 윽박지르고 욕하는 건 세상에서 가장 쉽다. 나는 그런 카리스마는 좋아하지 않는다.
억압적으로 하지 않고, 선수들이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을 위해서 뛸 때 발전이 있다”고 강조했다.
허 감독은 소통과 함께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에 힘써 경기력을 극대화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야구를 하는 환경, 컨디셔닝, 정신력, 이 3가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며 “철학이 확고하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 감독은 롯데가 사령탑 교체가 잦아서 ‘감독의 무덤’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한 해 한 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다른 것 신경 쓰지 않고 선수들과 열심히 하자는 생각뿐이었다. 그랬기에 이 자리에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허 감독은 주된 관심사인 포수 외부 영입에 대해 “포수가 약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환경적으로 어떤 야구를 하느냐에 따라 변화가 생긴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16년 만에 고향에 돌아왔다.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시스템적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열광적인 팬들을 위해서라도 선수들이 분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부산공고와 경성대를 졸업하고 1994년 엘지(LG) 트윈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2001년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두 시즌 동안 활약했으나 2003년 엘지로 복귀해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10시즌 동안 주로 백업으로 나섰고, 523경기에서 타율 0.269, 20홈런, 129타점의 기록을 남겼다. 은퇴 이후 아마추어 지도자를 시작으로 엘지 타격 코치, 상무 타격 코치, 키움 수석코치 등을 지냈다.
김종인 롯데 대표이사는 “롯데 감독직을 두고 외부에서는 감독의 무덤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틀림없이 감독의 꽃동산으로 바뀔 것으로 확신한다.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줄 허 감독과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