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서 3회 말 SK 한동민이 우익수 뒤 2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2020 신한은행 쏠(SOL) 케이비오(KBO)리그 초반 홈런이 늘었다.
5일 개막 뒤 세 번째 경기가 끝난 7일 기준으로 10개 구단의 타자들은 총 28개의 공을 담장 밖으로 넘겼다. 2019시즌 세 경기 때는 20개였다. 약 29%가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엔 기아, 한화, 삼성은 두 경기 동안 홈런 한개도 때리지 못했지만, 올해는 벌써 10개 구단이 모두 홈런을 생산했다. 대구의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만 9개의 홈런이 나왔다.
지난해 한국야구는 극심한 홈런 가뭄이었다. 케이비오가 ‘투고타저’ 현상 개선을 위해, 공인구의 반발계수 허용범위를 기존 0.4134∼0.4374에서 일본프로야구(NPB) 수준인 0.4034∼0.4234로 낮췄기 때문이다. 반발계수는 물체끼리 부딪쳤을 때, 튀어나가는 속도다. 클수록 홈런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반발계수를 줄인 공인구를 채택하자, 지난 시즌 홈런 개수가 2018년보다 42%나 급감한 바 있다.
비록 개막 초반이지만 홈런 폭발에 공인구 반발계수가 팬들의 입길에 올랐다. 일부에서는 반발계수를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케이비오 관계자는 7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반발력을 조정했다면 케이비오가 발표를 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원래 리그 초반에는 홈런이 많이 나오는 경향이 있다. 이번에는 개막이 늦춰지는 바람에 타자들의 휴식 기간이 길었던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타자들의 힘이 비축됐다는 뜻이다. 논란이 커지자 이날 KBO는 “경기사용구의 1차 수시검사 결과 합격기준을 충족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문가들도 공이 바뀐 게 아니라, 선수들이 바뀐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장성호
해설위원은 “지난해엔 타자들이 바뀐 공에 적응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홈런이 저조했던 것”이라며 “지금도 선수들을 만나면 ‘공이 잘 안 나간다’고 한다. 하지만 선수들이 어떻게 쳐내야 하는지 꾸준히 분석을 해왔기 때문에 홈런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장 위원은 또 “예전엔 공을 높이 띄우는 것만으로 홈런이 나올 수 있었다면 이제는 정확하게 쳐야 담장을 넘어간다. 공 적응력이 높아져 올 시즌엔 안타 수도 덩달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