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나지완이 13일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의 경기에서 4회초 무사 주자 1루 상황에서 2루타를 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기아 ‘더그아웃의 리더’ 나지완(35)이 살아나고 있다. 덩달아 기아도 12~14일 열린 한화전서 위닝 시리즈를 챙기며 중위권 도약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14일 기아가 한화 투수 장민재의 7이닝 5탈삼진 1실점 호투에 눌려 4-1로 패하긴 했지만, 나지완은 2루타를 기록하며 4게임 연속 안타를 이어나갔다.
앞서 열린 12·13일 경기선, 홈런과 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1할 타자라는 오명을 썼던 나지완이 스프링 캠프 기간 7㎏ 감량하면서 절치부심했고, 이제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것이다.
두 경기 모두 호쾌한 타격이 돋보였다. 12일 경기에서는 1-0으로 뒤진 8회초 바뀐 투수 박상원의 2구를 때려 좌익수 뒤를 넘어가는 110m짜리 홈런을 날렸다. 올해 첫 마수걸이 홈런이었다. 나지완의 동점 홈런을 발판으로 기아는 9회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13일 경기에선 공수 모두 펄펄 날았다. 1-2로 뒤진 4회초 나지완은 펜스를 때리는 ‘홈런성 2루타’를 때렸다. 뒤이어 유민상의 연속 안타가 터지자 발이 빠르지 않은 나지완은 전력 질주해 팀의 3-2 역전 득점을 이뤄냈다. 이 점수가 결승 득점이 됐다. 나지완은 5회엔 4-2로 달아나는 타점도 올렸다. 9회말 1사 2·3루 역전 당할 위기에선 좌익수 뜬공을 잡은 뒤 중계 플레이 대신 바로 홈 송구를 선택해 실점을 막았다. 두 경기 모두 키플레이어나 다름없었다.
시즌 초 후순위 타자로 출전한 나지완은 첫 두 경기 동안엔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해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건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매트 윌리엄스 감독은 13일 경기서 나지완을 5번 타자로 올리며 신뢰를 보냈다. 나지완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나지완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배트 중심에 맞는 타구가 수비수 정면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 조급함이 일었던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제 어느 타순이든지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엔씨(NC)는 창원 엔씨파크에서 케이티(KT)를 1-0으로 따돌리면서 3연전을 싹쓸이했다. 7승 1패 단독 선두. 구창모(엔씨)·배제성(케이티) 두 신인투수의 호투 속에 0-0의 행진을 이어가던 8회, 엔씨의 애런 알테어의 결승타가 터지면서 승부가 갈렸다.
엘지(LG)도 잠실에서 열린 에스케이전에서 정근우의 9회 끝내기 안타로 터져 3연전을 모두 승리했다. 에스케이는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14일 프로야구 전적
한화 4-1 기아, 두산 7-4 롯데, NC 1-0 KT, LG 3-2 SK, 삼성 8-5 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