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마차도가 17일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경기에서 5회초 1점 홈런을 친 뒤 3루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외국인 선수 활약 여부에 케이비오(KBO) 구단들이 울고 웃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성적이 향후 순위권 경쟁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즌 초반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돌풍의 팀’ 롯데의 유격수 딕슨 마차도(28)다. 마차도는 17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4-0으로 뒤진 5회초 추격에 불을 당기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시즌 4호. 비록 경기는 4-5로 롯데가 졌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롯데의 바뀐 모습을 실감할 수 있었다.
마차도는 18일 현재 타점 2위, 홈런 공동 3위의 빛나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애초 수비 보강을 위해 수혈한 ‘수비형’ 선수지만 공격에서 뜻밖의 두각을 나타내면서 ‘롯데의 복덩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마차도의 활약에 롯데도 리그 2위를 질주 중이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의 ‘4할 타자’ 페르난데스도 팀의 2연속 우승을 향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타율(0.479)·안타·득점 부문 1위다. 17일 기아와 경기에서도 상대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는 5회 2루타를 작렬시켰다. 페르난데스의 존재만으로 두산은 올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팀으로 거론된다.
키움의 투수 요키시(31)도 주목할 만하다. 시즌 2승, 평균 자책 0.53점을 기록한 그는 외국인 투수 가운데 가장 ‘짠’ 투구를 하고 있다. 에이스 브리검의 부진으로 생긴 키움 투수진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는 평이다.
중위권 팀에선 기아의 ‘불방망이’ 터커(30)가 돋보인다. 그는 타점·홈런(5개) 1위, 타율(0.444)·안타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16일 두산전에서는 홈런 포함 무려 7타점을 혼자 해내는 ‘원맨쇼’를 펼쳤다.
반면, 하위권 팀들은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 악재가 뼈아프다. 최하위 에스케이(SK)는 시즌 2패의 선발 킹엄(29)이 팔꿈치 부상으로 선수 명단에서 빠졌고 팀은 9연패 중이다. 9위 삼성은 믿었던 투수 벤 라이블리(28)가 시즌 3패인데다, 17일 케이티(kt)전에서는 맨손으로 공을 잡는 바람에 1이닝만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와 부상의 우려까지 낳고 있다.
안치용 <케이비에스엔>(KBSN) 해설위원은 “팀 전략의 30% 이상을 외국인 선수들이 차지하는 상황에서 개인 성적은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코로나19 때 자가 격리를 했던 일부 외국인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 때문에 개인 성적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이들의 회복 여부에 따라 팀 순위의 변동이 생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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