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신인’ 투수들의 기대 이상 활약, 감독은 즐거울 수밖에 없다. 엘지(LG) 이상규(24)와 기아 김명찬(28) 이야기다. 2015년 프로에 입문했고, 경찰에서 군복무를 마친 뒤 복귀했다는 점도 똑같다.
류중일 감독은 19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전 승리 뒤 이상규를 칭찬했다. 10-5로 앞선 8회 말 1사 1,2루 상황에 등판한 이상규는 대타 이성곤을 병살타 처리했고, 9회에도 병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류 감독은 “이상규가 어려운 상황에서 잘 마무리를 했다”고 말했다.
이상규는 올 시즌 7경기에서 1승 1홀드를 기록했다. 33타자를 상대하면서 삼진 7개를 잡으며 2실점(평균자책점 2.16)만 기록 중이다. 지난해 1군에서 1경기를 소화했던 것과는 천양지차다. 무릎 부상으로 제외된 고우석의 빈자리를 최고 시속 148㎞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를 앞세워 훌륭하게 메우고 있다는 평가다. 의무 경찰로 군복무를 하며 청와대 경호원으로 근무한 특이한 이력도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4일 프로 데뷔 첫승을 올린 이상규는 “앞으로도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명찬은 좌완 기근에 허덕이는 기아에게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19일 롯데전에선 7-2로 앞선 7회 1사 1·2루에 등판했다가 2사 만루까지 몰렸지만 거포 이대호를 삼진으로 잡으며 롯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지난 16일 두산과의 경기에선 8회 등판해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기록하며 1군 복귀 신고를 했다. 특히 타율 1위 페르난데스를 삼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이 짜릿했다. 매트 윌리엄스 기아 감독은 “첫 등판에 인상적 피칭을 했다”며 흐뭇해했다.
김명찬은 2016년 첫 시즌 평균자책점 4.85을 기록했고, 경찰야구단에서 군복무를 했다. 지난해 제대 뒤 퓨처스리그서 뛰다 윌리엄스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필승 계투조인 좌완 하준영의 팔꿈치 수술로 왼팔 투수가 선발 양현종과 계투 이준영밖에 없는 상황에서 시속 140㎞ 중반의 공을 던질 수 있는 김명찬은 단비 같은 존재다. 김명찬은 최근 “하준영의 공백을 메우기 보다 지금은 내 공을 자신있게 던지는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