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서준원이 24일 열린 프로야구 키움과의 경기에서 1회초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의 ‘젊은 피’ 서준원(20)이 ‘인생투’를 선보였다. 연봉 4600만원 프로 2년차의 두둑한 배짱에 허문회 감독도 활짝 웃었다.
롯데가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케이비오(KBO)리그 키움전에서 선발투수 서준원의 역투로 2-0 승리를 거뒀다. 서준원은 6.2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4삼진 무실점 눈부신 역투를 펼쳤다. 시즌 2승째.
서준원은 최고 시속 150㎞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적절히 구사하며 키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키움의 토종 ‘간판 투수’ 최원태(23)도 6이닝 동안 70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1실점의 호투 했으나 서준원의 빛에 가렸다.
뛰어난 두 선발 투수의 위력적인 공에 눌려 이렇다 할 공격을 하지 못한 양 팀의 균형은 3회말에 깨졌다. 롯데 외국인 유격수 딕슨 마차도가 좌익수 앞 1루타를 치며 포문을 열었고, 이어 민병헌의 우익수 앞 1루타가 터졌다. 홈을 밟은 마차도의 득점이 결승점이 됐다.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고 키움은 7회초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1루타를 터뜨리며 추격에 나섰다. 다음 타자는 전날 홈런 두 방을 때리며 컨디션을 끌어 올린 4번 타자 박병호. 롯데 입장에서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었다. 하지만 롯데의 선발 투수 서준원은 흔들리지 않았다. 박병호를 파울 플라이로 솎아냈고, 5번 타자 박동원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 실점을 막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롯데는 8회 대타 안치홍의 적시타로 1점을 더 달아나면서 승기를 굳혔다. 키움은 9회 2사 만루 상황서 후속타 불발로 경기를 뒤집는데 실패했다.
서준원은 지난해 프로에 데뷔해 33경에서 4승을 올렸고, 올해 부쩍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첫 등판한 케이티(KT)와의 경기에서도 6이닝 1실점의 ‘깜짝투’를 선보이며 승리를 불러왔다. 13일 두산전(5실점), 19일 기아전(7실점)에서 대량 실점하면서 우려도 나왔지만, 이날 키움전 호투로 허문회 감독을 춤추게 했다. 허 감독은 경기 뒤 “서준원이 어린 나이답지 않게 노련하게 잘 던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천서 열린 에스케이(SK)와 기아의 경기에서 4연패 위기에 처했던 에스케이가 12회말 터진 노수광의 끝내기 안타로 4-3 신승했다.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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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전적 키움 0-2 롯데, 기아 3-4 SK, 두산 0-13 삼성, kt 7-9 LG, 한화 5-10 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