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의 선발 구창모가 26일 경남 창원 엔씨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과 경기에서 1회초 역투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케이비오(KBO) 시즌 초반, 엔씨(NC)의 3선발 구창모(23)의 활약이 맹렬하다.
구창모는 26일 창원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안타 3개만을 허용했고, 1실점 호투해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3승째. 엔씨도 이날 15승째를 챙기며 단독 1위를 질주했다.
구창모는 27일 현재 다승과 탈삼진(32개)에서 공동 1위, 평균자책(0.62점) 단독 1위를 기록 중이다. 1점이 되지 않는 평균자책점은 구창모의 위상을 보여준다.
지난해 프로 1군에서 처음으로 10승을 달성한 구창모에겐 항상 ‘좌완 유망주’라는 꼬리표가 붙어있었다. 2015년 입단해 퓨처스 리그(2군)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구창모가 본격적으로 눈에 띄기 시작한 것도 지난해부터다.
올 시즌에선 구창모는 유망주가 아닌 당당한 에이스가 됐다. 류현진과 양현종을 이을 ‘왼손 대투수’가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구창모는 스프링캠프 동안 근육운동을 통해 체중을 5㎏ 불리면서 탄탄한 몸을 만들었다. 공은 더욱 묵직해졌으며, 특히 바깥 쪽에 꽉 차게 파고드는 시속 140㎞ 후반대의 직구는 위력적이다. 미국의 <시비에스>(CBS)는 프로야구 개막 직전 “구창모가 메이저리그의 스캇 카즈미어와 닮은 좌완 투수”라고 소개한 바 있다. 스캇 카즈미어는 애틀랜타 등에서 활약하며 메이저리그 통산 1608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좌완 투수다.
1년 사이에 더 발전한 구창모의 변신엔 자신감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시즌 두번째 경기까지 무실점 호투한 것이 컸다. 여기에 포수 양의지의 노련한 볼 리드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고 있다.
안치용 <케이비에스엔> 해설위원은 “초반 두 경기의 호투가 현재 구창모 활약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다. 초반 성적이 나빴다면 여전히 유망주 꼬리표가 붙어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또 “지난해에 비해 바깥 쪽 꽉찬 직구의 제구력이 월등해졌다. 좌완투수인 탓에 상대팀의 우타자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들이 보기엔 공이 상당히 멀어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으로의 경기가 구창모에겐 더 중요하다. 에이스라도 언젠간 실투를 하고 대량 실점을 하기 때문이다. 안 위원은 “언젠가 구창모도 난타를 당할 것이다. 그 경기 다음 경기에 얼마나 잘 던질 수있느냐가 유망주냐 에이스냐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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