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오(KBO) 프로야구 개막 한달, 외국인 선수들은 셌다. 투·타 분야 상위권은 외국인 선수들이 차지했다.
1일 케이비오 자료를 보면 타율 상위 5명 가운데 3명이 외국인 선수다. 두산의 호세 페르난데스(32·4할6푼8리)가 1위, 케이티의 멜 로하스 주니어(30·4할9리)가 3위, 엘지의 로베르토 라모스(26·3할7푼5리)가 5위에 올랐다. 케이티의 조용호(31·2위)와 엘지의 김현수(32·4위) 두 명이 국내 선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케이비오 데뷔 2년차인 페르난데스의 활약은 눈부시다. 페르난데스는 안타 1위(44개), 타점 공동 2위(23점), 득점 공동 3위(20점)로 타격 각 부문에서 정상권이다. 페르난데스는 지난해에도 3할4푼4리의 타율로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2년차 징크스’가 없는 셈이다.
엘지의 라모스는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오피에스(OPS)가 1.264로 페르난데스(1.191)를 제치고 이 부문 1위다. 지난달 24일 케이티와 경기에서 역전 만루홈런을 치는 등 3게임 연속포로 홈런 1위(10개)를 달리고 있다. 팀 기여도에서 페르난데스 못지 않다.
국내 선수로는 지난해 2할9푼3리로 준수한 성적을 냈던 프로 4년차 조용호가 눈부시다. 타율 2위인 조용호는 결승타(5점) 부문 1위다. 득점권 타율은 5할2푼6리로 페르난데스, 김현수에 이어 3위다. 국내 타자의 자존심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투수 순위에선 외국인 쏠림 현상이 더 심하다. 엔씨(NC)의 구창모가 평균자책점 0.51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에릭 요키시(2위·키움·0.90),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위·KT·1.69), 드류 루친스키(4위·NC·2.51), 크리스 플렉센(5위·두산·2.61)이 뒤를 이어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성적으로 리그의 판도를 점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장성호 해설위원은 “이미 케이비오 리그를 한 두차례 경험했던 외국인 선수들이 올 시즌 한국 야구에 적응하면서 성적이 더욱 좋아지고 있다”며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뛰어난 엔씨, 두산, 엘지의 3강 구도는 리그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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