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천재’ 강백호(21·케이티)·이정후(22·키움)의 활약이 눈부시다. 나이와 프로 데뷔 연도도 비슷한데다, 데뷔 첫해 신인상을 수상한 ‘슈퍼 루키’, 그리고 지난해 타율이 0.336으로 같았다는 공통점도 눈요기다. 이들은 해가 갈 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강백호는 21일 수원 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1회와 6회 9·10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강백호의 홈런포에 힘입어 팀도 3-2로 승리했다. 2018년 데뷔 첫해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친 것은 케이비오(KBO) 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16번째 기록이다. 현재 뛰고 있는 선수로는 강백호 포함해 엔씨(NC)의 나성범, 삼성의 구자욱 등 3명뿐이다.
강백호는 현재 타율 3할5푼이지만, 최근 10경기 타율이 4할1푼에 이를 정도로 점점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 지난달 손목 부상 때문에 15경기에 결장했던 것이 오히려 체력을 보강하는 ‘약’이 됐다. 강백호가 돌아온 뒤 케이티는 최근 10경기서 7승 3패라는 호성적을 거두며 중위권 도약의 불씨를 살려냈다. 강백호는 “홈런보다 팀 승리에 기여해서 기쁘다. 시즌 30홈런-100타점 목표를 꼭 이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백호보다 1년 앞서 프로 데뷔한 ‘바람의 손자’ 이정후도 절정의 활약을 선보이며 강백호와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21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에스케이(SK)전에서 2타점 결승타점을 올리며 팀의 5연승을 이끈 이정후는, 전날에 시즌 7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개인 홈런 기록까지 깼다.
이정후는 2017년 프로 데뷔 첫해엔 홈런이 2개뿐이었다. 그 뒤 2년 연속 6홈런만 기록해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진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일정 30% 정도가 소화된 상황서 7개의 홈런을 친 터라, 두 자릿수 홈런까지 내다볼 수있게 됐다.
시즌 타율이 3할8푼1리인 이정후는 최근 10경기 타율이 4할5푼5리에 이르는 등 방망이가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다. 여기에 큰 것 한방을 터뜨리는 능력도 향상돼 장타율 0.638으로 리그 5위다. 소총과 대포 둘 다 겸비한 선수가 된 것이다. 이정후는 최근 인터뷰서 “‘장타를 치면 타율이 깎인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장타와 타율 모두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심수창 해설위원은 “강백호는 적극적이고 힘 좋은 호쾌한 스윙, 이정후는 부드럽고 정교한 스윙이 돋보인다”며 “어린 나이에도 두 선수 모두 공을 보는 선구안이 대단히 뛰어나다. 타고난 능력이다”고 말했다. 또 “서로 선의의 자극을 하면서 날로 성적이 좋아지는 것 같다. 부상만 조심한다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날 수있다”고 덧붙였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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