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롯데 경기서 9회 말 김준태가 끝내기 안타를 치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의 김준태(26)가 기아전 7연패 위기에 몰렸던 롯데를 구했다.
롯데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케이비오(KBO)리그 기아전에서 9회말에만 3점을 뽑는 대역전극을 펼치며, 4-3으로 귀한 승리를 챙겼다. 김준태는 9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2타점 역전타를 작렬하며 팀을 기사회생 시켰다.
초반 분위기는 기아 쪽이었다. 기아의 거포 최형우가 투런 홈런 포함 3타점을 몰아치며, 일찌감치 3-0으로 승기를 잡았다. 여기에 기아의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가 7회까지 단 1안타만을 허용하는 완벽투를 펼치며 경기는 손쉽게 끝나는 듯 했다.
분위기는 8회 기아의 미들맨 전상현이 올라오면서 롯데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공격의 물꼬는 김준태가 선두 타자 안타를 치면서 시작됐다. 민병헌, 손아섭은 연속으로 안타를 이어나가며 1점을 만회했다.
드라마는 9회말 시작됐다. 기아는 구원 실패가 단 한차례도 없었던 ‘특급 마무리’ 문경찬을 등판 시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롯데는 주눅들지 않았다. 전준우, 이대호, 마차도의 연속 안타로 1점을 만회하며 3-2 턱 밑까지 추격했다. 최근 ‘박전문 필승 트리오’라는 별명이 불을 정도로 철벽 불펜진을 자랑하던 기아였지만 누적된 등판으로 인한 피로는 어쩔 수없었다. 문경찬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1사 2,3루 상황에서 기아는 안치홍을 볼넷으로 거르는 만루 작전을 펼치며 승부를 걸었다. 다음 타자는 김준태. 기아의 예상은 빗나갔다. 김준태가 친 것은 병살타가 아닌 우익수 오른 쪽에 떨어지는 큼직한 안타였다. 개인 통산 두번째 끝내기 안타였다. 극적인 4-3 역전승을 일궈낸 롯데 선수들은 더그아웃에서 몰려나와 환호성을 질렀다. 올 시즌 기아전 6연패를 마감하는 순간이었다.
김준태는 경기 뒤 “이전 경기까지 변화구가 오면 갖다 맞추기 급급했는데 오늘은 무조건 풀 스윙으로 치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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