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7년째를 맞는 프로야구팀 케이티(kt) 위즈의 기세가 무섭다. 2015년 1군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뒤 처음으로 가을 야구에 가장 가까이 가고 있다.
15일 케이티는 한화에 7-3으로 지긴 했지만, 전날 한화에 7-2 승리하며 시즌 30승을 달성했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로 7할의 승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현재 리그 7위인데, 5위 엘지(LG)와 1~2경기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5~6월 케이티는 하위권이었다. 두 달 동안 48경기를 뛰면서 승리는 21번밖에 없었다. 승률 0.438로 5할에 미치지 못했다. 팀 성적은 9위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하지만 7월 들어 승률 7할 5푼으로 전체 10개 팀 가운데 1위다. 우선, 팀 타격이 살아났다. 14일 기준 타격의 핵인 외국인 특급 멜 로하스 주니어(30)는 타격(0.382), 홈런(21개), 타점(55), 안타(91개) 등 대부분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부진했던 ‘야구 천재’ 강백호(21)도 최근 3할 타율로 올라서며 팀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팀의 간판타자 황재균(33)도 타율 3할에 복귀했다. 케이티의 팀 타율은 두산에 이어 리그 2위다.
초반 무너진 선발 투수진도 살아나고 있다. 쿠바 출신의 빅리거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6승)를 필두로, 배제성(24·5승), 소형준(19·4승) 등 ‘젊은 피’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들 선수를 묶어주는 구심점은 이강철(54) 감독이다. 지난해부터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부임 첫해 만년 꼴찌팀 케이티를 리그 6위까지 올려놓았다.
이 감독은 선수를 꾸준하게 믿고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야구를 한다. 덕장과 지장 양쪽 스타일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과 넥센(현 키움) 등에서 수석코치 생활을 한 것이 밑거름이 됐다. 이 감독은 12일, 감독으로서 100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선동열, 김시진, 한용덕 감독에 이어 선수·감독으로 100승을 맛본 네 번째 야구인이다.
이 감독의 믿음 야구를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부진이 길어진 황재균은 이 감독을 찾아가 “보내기 번트 등 작전을 내면 적극적으로 따르겠다”고 했는데, 이 감독의 답은 “올라갈 것이다. 기다려라”였다. 결국 황재균은 최근 10경기 타율이 3할8푼3리에 이를 정도로 완전히 회복했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의 믿음에 선수들이 똘똘 뭉치고 있다. 가을 야구에 도전하겠다는 자신감이 충만하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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