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오(KBO) 프로야구 케이티(kt)의 간판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30)가 괴력에 가까운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21일 현재 타율, 홈런, 안타 등 7개 타격 부문서 1위를 질주하고 있어 2015년 시즌 엠브이피(MVP)를 차지한 엔씨(NC)의 에릭 테임즈(34·워싱턴 내셔널스)를 넘어설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상황에 따라 왼쪽·오른쪽 타석을 번갈아 서는 ‘스위치 히터’인 로하스는 이날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서 열린 엘지(LG)전에서 좌우 연타석 홈런이란 진기록을 달성하며 팀의 10-9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좌우 연타석 홈런은 케이비오 역사상 4번째다. 로하스는 이날 때린 홈런 두방으로 각각 동점과 끝내기를 기록해 사실상 ‘원맨쇼’를 펼쳤다.
지난 6월 케이비오 선정 ‘이달의 엠브이피’를 수상한 로하스는 시즌이 진행될수록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5할이 넘고, 6월 3할4푼7리였던 타율은 7월 4할4푼8리까지 치솟았다. 타율(0.395), 안타(103개), 홈런(24개), 타점(63), 득점(59), 장타율(0.755), 출루율(0.446) 등 대부분 타격 순위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유일하게 공격분야서 기록이 없는 것은 도루(0개)다. 테임즈는 엠브이피로 선정된 2015년 타율·득점·장타율·출루율 4관왕을 달성한 바 있다. 지금 로하스의 추세라면 이를 넘을 수도 있다. 아예 2010년 롯데 이대호가 달성한 ‘타격 7관왕’도 노릴 기세다.
야구화와 보호대에 한글로 ‘로하스’라는 이름이 적혀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상승세가 언제 멈출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확실한 건 그가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던 로하스가 2017년 케이비오에 데뷔했을 때만 해도 이 정도로 성장하리라곤 아무도 예측 못 했다. 첫해 3할1리의 타율을 기록한 로하스는, 2018년 3할5리, 2019년 3할2푼2리로 꾸준하게 성적을 높여왔다. 한국야구에 완벽하게 적응했다는 평가다.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나는 하프코리언이다. 앞으로도 케이티에서 계속 뛰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의 보호대와 야구화엔 ‘로하스’라는 한글 이름이 적혀있다.
전문가들은 로하스가 스프링 캠프 때 꾸준한 체력단련으로 몸집을 키운데다, 리그 초반 좋은 성적으로 자신감이 붙어 컨디션까지 살려주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안치용 〈케이비에스엔〉(KBSN) 해설위원은 “시즌 초반 성적이 좋아 그 탄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해보다 몸집이 커진 것이 확연하게 보일 정도로 웨이트트레이닝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수원 홈구장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홈런 분야에서도 유리한 상황이다”고 짚었다. 안 위원은 “이대로 성적이 이어진다면 올 시즌 엠브이피는 구창모와 로하스의 2파전으로 압축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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