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이 18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시카고/USA투데이 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서 뛰는 ‘더블케이’(KK)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첫 선발 등판서 인상적 피칭을 펼쳤다. 최근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로 선발 투수 전력이 일부 이탈한 상황서 팀 내 입지가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은 18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3과 3분의2이닝 동안 1실점 하는 안정적 투구를 선보였다.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3개를 맞고 볼넷을 3개 내주었지만, 노련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이며 대량 실점은 하지 않았다.
1회엔 다서 불안한 모습이었다. 1회말 선두타자 크리스 브라이언트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해 메이저리그 첫 선발 테이프를 산뜻하게 끊었다. 하지만 앤서니 니조에게 스트레이트 볼 넷을 허용하며 불안감을 안겼다. 이어 하비에르 바에스에게는 좌월 2루타를 허용해, 1사 2, 3루 위기를 맞았다.
안타 1개면 2실점하는 위기의 순간,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쉴트 감독의 선택은 ‘만루 작전’이었다.
케이비오(KBO)에서 12시즌을 뛰면서 136승을 올린 김광현의 노련함은 이 때부터 빛났다. 4번타자 윌슨 콘트레라스를 고의 사구로 거르고 1사 만루 상황에 몰린 김광현은 이언 햅을 삼진으로 잡으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특히 햅을 상대로 3구 삼진을 잡는 위력적 투구를 과시했다. 결정구로 삼은 시속 147㎞의 패스트볼이 위력적이었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김광현은 후속 타자 데이비드 보티는 몸쪽 직구로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 했다.
이후 김광현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적절하게 구사하며 3회까지 시카고의 타선을 틀어 막았다.
김광현은 4회말 전 타석에서 삼진을 잡은 이언 햅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후속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2사까지 처리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선발 투수의 투구수가 60개를 넘지 않도록 한 벤치의 선택이었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더블헤더 경기는 7회까지만 진행되기 때문에 사실상 9이닝 경기로 따지면 5이닝 이상 뛴 것이라, 선발 투수의 역할은 다 한 셈이다.
첫 선발 데뷔전에서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김광현은 벤치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투구수는 총 57개를 기록, 1이닝 당 15.6개의 공을 던지는 효율적 마운드 운영 능력도 보여줬다. 총 투구수 가운데 33개가 스트라이크일 정도로 제구도 안정적이었다. 평균자책점은 9.00에서 3.86으로 크게 떨어졌다.
특히, 첫 선발 등판에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선두인 컵스 타선을 1실점으로 봉쇄한 것은 향후 선발 투수로의 입지를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의 호투에 힘입어 세인트루이스는 3-1로 더블헤더 1차전에서 승리했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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