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케이비오리그 입단 첫해부터 두각을 나타내는 외국인 선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실력과 적응력 두 능력을 모두 겸비했다는 평가다.
우선 기아의 ‘뉴 에이스’ 애런 브룩스(30)가 언급된다. 16일 현재 브룩스는 평균자책점(ERA) 2위(2.62), 탈삼진 4위(121개), 다승 공동 6위(10승) 등 빼어난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각종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투수 부문 집계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13일 엔씨(NC)전에서 10승을 달성한 브룩스는 이 경기로 10개 전 구단 승리를 챙겼다. 입단 첫해 외국인 선수로는 보기 드문 활약이다.
2011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입단하면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했던 브룩스는 빅리그 통산 47경기 평균자책점 6.49로 인상적인 기록은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케이비오에 진출하면서 훨훨 날고 있다. 에스엔에스(SNS)에서 활발하게 팬들과 소통하며 한국 야구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보인다. 최근에는 자신에게 올스타전 팬 투표를 해달라며 에스엔에스에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롯데의 댄 스트레일리(32)도 탈삼진 1위(147개) 평균자책점 4위(2.82) 다승 공동 6위(10승)를 달리고 있다. 스트레일리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44승·평균자책점 4.56을 기록할 정도로 실력 자체가 한 수 위라는 평가다. 그 역시 ‘롯데 화이팅’이란 글자가 새겨진 마스크를 착용할 정도로 소속팀에 녹아들었다.
타자 중에선 엘지(LG)의 홈런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26)가 눈에 띈다. 멕시코 출신 라모스는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지만, 홈런 33개(리그 2위)를 쳐 엘지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선수로 기록됐다. 호쾌한 장타와 박력있는 세리머니로 팀에 기운을 불어넣는 라모스는 팀에서도 ‘복덩이’라고 부를 정도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이 밖에 수비에서 메이저리그급 실력을 선보이며 올스타 팬 투표 전체 1위를 차지한 롯데의 딕슨 마차도(28)도 케이비오 첫 데뷔가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첫해부터 출중한 성적을 과시하는 외국인 선수들에겐 실력과 적응력, 두 가지 능력을 모두 보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민훈기 〈스포티브이〉해설위원은 “이 선수들을 메이저리그와 트리플에이 사이인 ‘포 에이 급’ 선수라 부를 정도 실력이 좋다”며 “하지만 실력만 좋다고 케이비오에서 성공할 수는 없다. 리그 초반 팀 성적이나 개인 성적이 안 좋은 경우 멘탈이 흔들려 성적이 나쁜 경우도 많다. 적응력도 매우 중요한 변수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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